‘딥서치를 활용한 기업분석 전문 기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통해 기업분석을 위해서는 기업 자금조달과 공급(설비투자, M&A 등)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업 자금 조달과 공급 중 우선순위를 두자면 조달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아무리 좋은 투자처를 찾아도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면 이후 어떤 액션도 취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채권은 기업 신용등급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고 주식시장과 달리 왜곡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채권 발행은 현재 기업 상태와 시장 참여자들이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또 채권발행은 주식발행과 달리 이벤트가 ‘꾸준’합니다.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기업공개(IPO) 혹은 유상증자 등으로 한정됩니다.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기가 한정돼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발행’에 한정하지 않고 ‘유통’ 부문까지 확대한다면 채권과 주식을 통한 증권분석은 우위를 점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 통제로 자본시장을 좌지우지 합니다. 최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뒤따라 오는 얘기가 바로 ‘금리’입니다. 금리는 채권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며 채권시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뿌리와 같습니다. 채권시장하면 ‘안정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3~4배에 달하는 채권시장을 모르면 자본시장을 절반도 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 됩니다.
재무분석을 통한 기업 DNA를 찾는 방법
워렌 버핏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합니다. 경제적 해자를 지닌 기업이란 경쟁 기업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철옹성 같은 존재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담보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이러한 기업을 찾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 해자’를 찾기 위한 기준이 명확치 않은 탓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은 실적과 자산 변화 등으로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됩니다. 개개인도 ‘성격’이 있듯이 기업도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만들어집니다. 소위 말하는 DNA가 점차 형성됩니다. 이는 해당 기업이 향후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본질’이 경제적 해자를 만드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채권발행 수요예측 결과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크게 시장 상황과 기업 현황이 파악돼야 합니다. 이번 시간은 기업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방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아주 쉽게 만들었으니 전혀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선 첨부된 엑셀 파일(economic moats)을 다운로드 합니다. 이제 딥서치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맨 위 검색창에 ‘삼성전자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총자산 2009–2020’을 입력합니다.(계정 과목은 순서 틀리면 안됩니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관련 데이터들이 나오고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다운로드한 엑셀 파일 ‘#03 Computed result’ 시트를 클릭하면 나오는 데이터를 복사해 economic moats 엑셀 파일 ‘자료입력’ 시트에 붙여넣기 합니다. 분석결과 시트로 이동하면 이미 분석이 끝나 있습니다.

분석 데이터 자료 해석 방법
데이터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평균과 표준편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평균은 해당 분석 기간에 대한 평균값이며 표준편차는 분석 시간 동안 개별 값들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즉 평균값이 높고 표준편차가 낮을수록 기업 경영이 안정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A와 B의 현재 연봉은 각각 5000만원, 1억원입니다. A는 매년 2000만원을 저축하고 B는 저축 기준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A는 지출과 경제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만 B는 흔히 말하는 기분파입니다. 만약 10년 후의 두 사람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누구에게 높은 점수를 주실 건가요? 아마 대부분 A를 선택할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 습관을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고 예측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B는 불안하고 예측도 불가능합니다.
분석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이 경영과 전략에 있어서 충분히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예시로 들은 삼성전자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2018–2020) ‘영업이익률 평균/표준편차’는 3.34로 최근 10년(2010–2020) 대비 낮습니다. 최근 3년 영업이익률이 줄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눈여겨 볼 점은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 평균/표준편차’ 입니다. 삼성전자 총자산회전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자산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변동성(표준편차)가 줄면서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총자산회전율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 ‘현금성자산에 대한 부담’과 투자 확대 계획 등을 언급했습니다. 마진율 회복 등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며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최근 3년 ‘영업활동현금흐름회전율(영업활동현금흐름/총자산) 평균/표준편차’도 크게 낮아진 모습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결과는 다름 아닌 매출액 정체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까지 폭발적 성장을 보였지만 이후에는 이전 대비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7년과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탓에 유독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경향도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에서 비메모리반도체로 시장 수요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한 탓이 큽니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 산업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것처럼 삼성전자는 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현재는 알 수 없지만 ‘액션’을 취해야 하는 시기임은 분명합니다.
분석 데이터 응용 방법
엑셀로 제시한 4개의 지표는 ‘재무비율’로 불립니다. 투자업계에서는 재무비율 자체 분석에 집중하는 반면, 연간 재무비율 변동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관련 논문도 현저히 적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재무비율 변동 분석을 통해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4개의 지표는 기업 본질을 파악하는 동시에 향후 ‘기업 위기 가능성’을 진단하는데 탁월합니다.
앞에 사례에서는 삼성전자만 놓고 분석했지만 경쟁기업을 동시에 분석할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재무비율 변동 측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여타 기업과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자금통제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상대평가를 하지 않으면 명확한 분석을 하기 어렵습니다. 기자분들이 출입처 내에 속한 기업들을 비교해 각 기업에 대한 ‘본질’을 찾아내고 취재를 더욱 깊게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기에 대한 취재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는 각 계정 조정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지만 재무비율 변동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즉, 특정 시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합니다.


또 ‘딥서치 이벤트 분석’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키워드로 뉴스, 공시 등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과거가 만들었듯이 미래는 현재가 만듭니다. 기업에 대한 과거와 현재를 명확히 알아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인사이트 있는 기사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드리는 글
재무비율 지표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어떤 목적에 따라 어떤 지표를 활용할지도 달라집니다. 그러나 위 4개의 지표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어 일부를 미처 살피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어렵습니다. 기자분들의 기업분석을 돕기 위한 취지로 작성했으나 필요하시다면 그 누구나 다양한 관점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과거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재무비율 변동 분석을 위한 간소화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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