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카카오뱅크 상장과 ‘금융전쟁’ 시작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합니다. 공모가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뜨겁습니다. 그만큼 많은 시장 관심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 확대에 있습니다. 중‧저신용고객 대상 신용대출 확대 및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은행업은 이중레버리지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자본적정성을 판단합니다. 대표 레버리지 산업이지만 위험관리가 가장 중요한 업종으로 꼽히는 만큼 외형확대와 동시에 자본도 충분히 늘려야 합니다.

카카오뱅크 빠른 성장…현저한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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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기준 카카오뱅크 자본 규모는 2조8000억원입니다. 국내 4대 은행(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평균은 20조원대 후반으로 카카오뱅크 자본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부분에서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이 출발합니다. 4대 은행 총자산(자본+부채) 평균은 400조원 수준으로 13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본규모 등을 고려하면 국내 메이저은행들에 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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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모는 전량 신주로 발행되며 수요예측 성공 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향후 총자산은 약 60조원으로 예상됩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국내 4대은행 매출액 점유율은 하나은행(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이 32.3%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우리은행(24.1%), 국민은행(22.1%), 신한은행(20.8%) 순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장점유율이 수년 간 변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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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특이점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영업이익률 15%를 기록해 4대은행을 제쳤다는 것입니다. 2019년 영업이익률 플러스(+) 전환에 이어 상당히 빠르게 마진을 확보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작년 카카오뱅크 영업이익은 1226억원으로 4대은행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플랫폼과 기술활용을 통한 비용절감이 주효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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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은행업 떨고 있나

은행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입니다.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무너지기도 어렵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좋은 상품을 따라 은행을 선별할 수 있지만 안전하게 자금을 보관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보수적 성향을 띕니다.

이는 은행업 전반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이슈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은행별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과 일맥상통합니다.

한편 지난 2019년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은행간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오픈뱅킹이란 하나의 금융사 앱만으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계좌 조회, 타 금융사 계좌로 이체 등이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카드사도 참여하면서 금융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굳이 ‘디지털’을 외치지 않아도 은행 등 금융사 점포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접근성이 높은 금융사로 고객들이 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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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보면 국내 일반은행 점포수가 급격히 감소한 시점은 지난 2017년 4분기와 2020년 4분기입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뱅크 출범과 상장이 맞물리는 시기입니다.

점차 온라인화 돼 가는 은행업은 완전경쟁시장 체제로 변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규제산업에 속해 있는 가운데 고객 이동이 훨씬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보수적 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인터넷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80년~2000년대초 태어난 세대)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밀레니얼세대는 인터넷환경에 익숙합니다. 국내 인터넷산업은 9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2000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게임 등을 이용하면서 선택과 변화에 대해 자유로우면서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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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바일뱅킹 대중화는 지점 필요성을 축소시킨 반면, 비대면 채널 중요성을 높였습니다.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은행 서비스의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 서비스로의 전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은행이 대출자금을 항시 준비하고 필요한 고객이 은행을 찾아 관련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상담과 신용평가 등을 통해 금리와 대출 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을 거쳐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에 소요됐습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항시 고객이 얼마의 자금을 어느 정도 금리에 대출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CRM(고객관리) 체계를 바꾼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세이프박스, 저금통 등 계좌를 세분화하면서 이용하는 ‘재미’도 추구했습니다.

큰 틀에서도 보면 CRM 변화는 고객 접근성 강화 일환입니다. 카카오톡 플랫폼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결과입니다.

앞서 은행업이 “완전경쟁시장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픈뱅킹과 연결해보면 “은행들이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전제는 틀렸습니다. “은행들이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 등 금융상품은 금융사 간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설령 특이한 상품이 만들어져도 이를 복제하거나 유사한 형태 혹은 진화한 형태로 상품이 출시됩니다. 금융업은 시대변화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빠르게 반영됩니다.

결국 금융상품은 점차 상향 평준화됩니다. 고객 데이터 개방으로 전 금융권 오픈 API 구축 의무화가 추진되고 오픈뱅킹 격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거 은행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슈는 고객 관련 데이터의 폐쇄적 관리입니다. 그러나 제도 변화는 금융혁신을 촉진하고 오픈뱅킹은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향후 금융관련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블록체인,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 등을 얼마나 빠르게 내재화시키는지 여부입니다. 그만큼 많은 연구와 투자가 뒤따르게 됩니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업 질서를 재정립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술’입니다. IT기업인 만큼 뛰어난 디지털 역량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플랫폼, 데이터 등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미국 대표 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이 은행 서비스에 뛰어들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존 은행들이 IT기업 수준의 역량을 바로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IT기업이 은행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바로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빅테크와 은행간 협력은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인터넷기술은 산업 환경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넷플릭스는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점인 블록버스터가 파산하는데 일조했고 현재는 OTT 업계가 자기 몸값을 낮추고 콘텐츠를 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아마존은 상품 중개를 넘어 물류 산업을 변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혈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마진율은 낮아지더라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각종 비용지출을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직까지 은행업은 규제산업인 탓에 출혈경쟁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옹성 같은 은행도 이러한 변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뱅크 IPO는 그 게임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케이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후발주자들도 진일보하는 상황입니다. 금융전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4대은행을 중심으로 한 기존 은행들은 어떤 변화로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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