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설립된 매출액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인 교촌에프앤비가 11월 12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였습니다.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 상장임과 동시에 외식 프랜차이즈의 첫 직상장 케이스입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12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외식업 프랜차이즈 시장은 전체 프랜차이즈 시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60조원 규모로 성장하였으나, 국내 증권 시장에 직상장한 업체는 아직까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에 앞서 증권시장에 상장된 프랜차이즈 기업은 주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우회상장의 방식을 통하여 상장되었습니다.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실체가 없는 서류상의 회사로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입니다. SPAC은 설립단계에서 일정기간 내에 우량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다수의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로부터 공개적으로 투자자금을 모집하며, 투자 공모자금이 마련되면 SPAC은 거래소에 상장됩니다. SPAC은 상장한 후, 3년 내 비상장 기업 또는 코넥스 기업을 합병해 해당 기업을 코스닥 우회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SPAC합병 상장이 선호되는 이유는 상장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적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반 상장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자금 규모가 달라지지만, SPAC합병 상장의 경우 이미 상장된 SPAC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공모 자금 규모를 둘러싼 변동성이 적어, 외부 변수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유행에 민감하여 시장 변동성이 크고 평판 관리가 어려워 성장 가능성 및 경영 안정성의 이슈가 항상 잠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촌에프앤비에 앞서 상장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대부분 SPAC 합병의 방식으로 상장이 이루어졌습니다.
2007년 우회상장 방식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최초로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파로스가 상장하였으며, 2008년 할리스에프앤비 (할리스커피), 2009년 MP그룹(미스터피자), 2016년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2017년 디딤(신마포갈매기·연안식당) 등이 순차적으로 상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우회상장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들 역시 증시 문턱을 넘은 이후에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높은 실적 변동성 및 대표이사 갑질, 횡령 등으로 인하여, 이 중 명맥을 이어가는 상장사는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디딤, MP그룹 뿐이며, MP그룹은 3년째 거래정지 상태를 유지하다 최근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매각하였습니다. 해당 조합은 페리카나 및 페리카나 관계회사 신정이 최대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직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이전까지 매번 증시 입성에 고전을 겪어왔습니다. 2012년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하였으나, 상장 첫 관문에 해당하는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지속적 성장성을 갖추지 못하고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졌다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하였습니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디야커피는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대표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유가증권시장 직상장을 추진하였지만, 가맹점과의 상생이슈로 인하여 2018년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였습니다. 생과일음표 프랜차이즈 업체인 쥬씨 역시 2017년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추진하였으나, 실적악화로 인하여 상장 추진을 연기하였습니다. 놀부와 본아이에프(본죽), 카페베네, 커핀그루나루 등도 직상장 방식으로 IPO를 추진하였으나, 대부분 실적부진 및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이유로 상장에 실패하였습니다.
1. 매출

2. 당기순이익

이렇듯 IPO 방식을 통한 직상장은 다수의 시장 투자자들에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상장 심사 평가를 받는 과정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교촌에프앤비의 직상장은 그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의 IPO의 상장과 더불어 현재 상장을 준비중인 프랜차이즈 기업인 제너시스비비큐, 더본코리아, 본아이에프(본죽), 한솥(한솥도시락), 쥬씨의 향후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치킨 프랜차이즈 3대장의 행보는? 제너시스비비큐
● 백선생님의 영향력은 어디까지? 더본코리아
Topic 1. 치킨 프랜차이즈 3대장의 행보는? 제너시스비비큐
치킨은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히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이자 대표적인 배달음식이며, 최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는 데 힘입어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치킨 프랜차이즈는 타 업종 대비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하여 상위브랜드 집중도가 낮아 식음료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50~60대의 창업 시도가 늘고 있으며, 사업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 매출 비중이 높아 입지 및 매장규모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창업비용도 낮아 주요 창업 아이템으로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하여 국내 치킨 브랜드가 480개가 넘을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상위 5개 브랜드의 집중도가 25%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치는 점은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완전 경쟁 시장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내 3대 치킨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제너시스BBQ는 현재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2012년 당시 계열사였던 BHC의 상장을 추진하다 실패한 뒤 BHC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로하틴그룹에 매각하였으며, 이를 2018년 경영자 인수(MBO)방식으로 박현종 BHC 회장이 인수하였습니다.
이후 제너시스비비큐는 2015년, 2017년에도 꾸준히 상장 의지를 밝혔으나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을 둘러싼 구설수와 BHC와의 소송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상장이 현실화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제너시스BBQ는 윤홍근 회장의 2017년 갑질의혹 및 2018년 횡령의혹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하여 곤혹을 치뤘습니다. 특히 2017년 당시 갑질 의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이 ‘프랜차이즈 갑질’에 칼을 빼들었던 당시 상황과 맞물리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급격한 가맹점 수 감소 및 매출 감소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갑질 사건의 수사결과 검찰은 허위 제보로 가맹 점주를 재판에 넘겼으며, 2018년 횡령 의혹 역시 수사 시작 후 약 2년 만에 일부 혐의는 불기소(무혐의), 일부 혐의는 공익제보자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참고인 중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또한 BBQ 회장의 횡령 비리를 폭로했던 공익제보자가 말을 바꿔 BHC의 사주를 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끊임없이 추락하던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 반전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장 절차 진행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거래소의 경영성과 평가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등 실적이 많이 좋아진 상태이나, 주요 경쟁업체인 교촌 및 BHC 와 비교하였을 때, 매출 외형적 성장 및 주요 영업지표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재무적 지표 뿐만 아니라, 배달서비스,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상생경영 등 인식변화 등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윤홍근 회장의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 출연은 “갑질” 등 네거티브한 치킨집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던 BBQ의 이미지가 MZ 세대에게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네고왕 전용 치킨 가격 인하 정책과 함께 치킨값 인하에 드는 비용은 가맹점이 아닌 본사가 부담하겠다는 상생 방안을 내어놓아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였습니다. 네고왕 출연에 발맞춰 출시된 메이플버터갈릭 치킨은 출시 한 달도 안돼 40만 개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업계 3위에 머무르던 BBQ의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딥서치 Excel Add-in :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2019년 영업실적]

Topic 2. 백선생님의 영향력은 어디까지? 더본코리아
업계에서는 교촌에프엔비에 이어 프랜차이즈 상장 후발주자로 더본코리아를 유력하게 꼽고 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홍콩반점 등 국내·외에서 22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외식업체입니다. 2019년말 기준 매출액은 1201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10.49% 증가하였으며, 순이익도 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백종원 대표이사로 전체 지분의 76.6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018년 IPO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였습니다. 유가증권 상장 요건 중 경영성과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매출액 및 수익성, 매출액 및 기준시가총액, 기준시가총액 및 이익액, 기준시가총액 및 자기자본 등 네 가지 항목 중 한 가지를 만족하면 됩니다. 매출액 및 수익성 부문의 경우,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원 이상이고,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여야 합니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최근 5%, 3년 합계 10% 이상 또는 순이익 규모가 최근 30억원, 3년 합계 60억원 이상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2019년말 재무정보 기준으로 더본코리아는 이 요건들을 모두 충족한 상태이며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69.54%로 낮은 수준입니다.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 상장 요건 중 경영성과요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에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 과거 3개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더본코리아의 기존 브랜드 가맹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테스트를 마친 신규 가맹브랜드까지 합세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6년 개점한 빽다방의 경우 2015년 415개에서 2019년 622개로 증가혹 있으며, 기존브랜드인 한신포차, 홍콩반점0410, 역전우동0410와 신규 가맹 브랜드 롤링파스타, 리춘시장, 인생 설렁탕의 가맹점 출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2017년 제주도에 오픈한 ‘호텔 더본’도 3년 연속 평균 객실 점유율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9년 2월 ‘홍콩반점0410 해물육교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정간편식(HMR) 사업 역시 코로나 19로 인한 배달 수요의 증가와 함께 상품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프랜차이즈업 즉 “가맹사업”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 하여금 자기의 상표, 서비스표, 상호, 휘장 또는 그 밖의 영업표지(營業標識)를 사용하여 일정한 품질기준이나 영업방식에 따라 상품(원재료 및 부재료를 포함한다) 또는 용역을 판매하도록 하면서 이에 따른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ㆍ교육과 통제를 하고, 가맹점 사업자는 이에 대한 대가로 가맹본부에 금전을 지급하는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말합니다(“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프랜차이즈업은 가맹점 모집을 통한 규모 확산이 가능하며, 자금조달이 유리하고, 가맹점에 의한 위험분산이 가능합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짧은 기간에 급속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가맹본부의 아이디어와 가맹점사업자의 소자본이 결합해 누구나 쉽게 창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에 있습니다. 즉 가맹점주들이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지만 거둘 수 있는 마진이 높을수록 본사의 성공 확률도 높아지게 됩니다. 아울러 가맹본사는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메뉴의 균등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간 식자재와 레시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식자재 유통, 가공 및 조리, 물류까지 전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와 기계화를 바탕으로 고품질∙저비용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안착시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오래 살아남을 수 밖에 없으며 점포 입지 분석, 상권별 인구 특성에 기반한 예상 매출 시나리오 분석, ERP, 발주 시스템, 가맹점 POS 시스템 등 정보 관리 인프라에서부터 생산과 유통, 브랜딩까지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여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 품질을 보유한 브랜드들만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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