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ESG Investment

“기후 위험에 대한 증거들로 인하여 투자자들은 금융업에 대한 기본 가정들을 재검토하여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 기관이 오랜 기간 동안 기후 위험의 영향을 추정 할 수 없는 경우, 금융 시장의 핵심 구성요소인 30년 만기 모기지 시장은 어떻게 형성되겠습니까? 빈번한 가뭄과 홍수로 인해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어떻게 변동할까요? 폭염 등 악천후의 영향으로 신흥시장의 생산성이 하락할 경우 경제 성장에 대한 어떻게 모델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에 대한 질문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결국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1970년, 1980년대초의 인플레이션 급등, 1997년의 아시아 통화위기, 닷컴 버블,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다수의 위기와 난제들은 다년간 지속된 경우도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자면 모두 본질적으로는 단기적인 문제들이었습니다. 기후변화는 다릅니다. 현재 예측되는 기후 변화의 일부만 실현되더라도 훨씬 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위기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업, 투자자, 정부는 상당 규모의 자본 재분배에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Larry Fink, CEO of Blackrock

2020년 1월, 약 7조달러(약 7,7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CEO인 래리 핑크는 연례 서한을 통하여 위와 같은 내용을 전달하였습니다. 블랙록은 매출액의 25% 이상을 석탄 발전을 통해 거둬들이는 기업에 대해 2020년 중 상장증권(채권과 주식 모두)을 매도할 계획을 밝혔으며,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공시(SASB)와 전략, 사업 관행에 진전이 없을 경우, 이사 선임에 반대할 것임을 선언하였습니다.

블랙록은 이러한 선언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고서인 ‘지속가능성에 관한 우리의 접근(Our approach to Sustainability)’을 7월 발행하였습니다. 해당 보고서에서 블랙록은 전 세계 244개 기업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으며, 이 가운데 22%에 해당하는 53개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53개 기업 중 석유기업 엑손모빌(Exxonmobil),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등 총 37개 기업은 시가총액이 4,079억달러(약450조원)에 달하는 에너지 기업이었습니다.

[기후변화위기 대응 미비로 BlackRock이 주주총회 반대의사를 표시한 기업]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는 개별 또는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 회수기간, 투자수익률 등 재무적 관점만이 강조되었습니다.

하지만, ESG투자는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의 일환으로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요소를 재무적 요소와 함께 고려하는 투자를 의미합니다. ESG 이슈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도 인식되면서 “지속가능책임투자”(Sustainable Responsible Investment)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즉, ESG 투자란, 투자 의사결정시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요소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입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20년 ESG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듯 폭증하고 있다.”고 논평하였습니다. 이렇듯 인수합병(M&A) 등 기업투자, 부동산, 인프라 등 자산군을 가리지 않고 ESG는 현 시대 투자의 핵심 테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SG : 주요 평가지표]

앞서 살펴본 블랙록을 비롯해 블랙스톤, 맥쿼리 등 글로벌 운용사들은 ESG를 핵심적인 투자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자금줄인 글로벌 연기금, 국부펀드들 출자자(LP)들 역시 한결 같이 ESG 확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기준 ESG 투자자산은 30조원을 돌파, 규모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연기금,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전문 투자자 등 ‘큰손’의 자금은 ESG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국적 투자자들이 투자의사결정에 ESG요인에 대한 평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경제 · 사회 · 환경적 가치 창출 성과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 국내 136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중 50%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성보고서 연도별 발간 현황]

국내 기업 지속가능성보고서 DB: https://www.ksa.or.kr/ksi/4982/subview.do

우리나라는 2012년 지정 기업에 대한 녹색경영 의무 공시를 시작으로 2016년부터 기업 지배구조 공시 제도를 도입해 자율 공시 형태로 운영해 오다 2019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대형기업(금융 40개, 비금융 171개)를 대상으로 지배구조보고서의 의무 공시를 시행하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의무 공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며, 2022년에는 자산 총액 1조 이상, 2024년에는 자산총액 5천억원 이상 그리고 2026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의무화 할 예정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155개 사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21개 지배구조 항목에 대한 평균 준수율이 2017년 16.1%에서 2019년 45.3%, 2020년 47.5%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공시제도 도입이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딥서치 문서 검색: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현황]


ESG에 근거한 투자 방법은 GSIA(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의 분류 방법 체계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GSIA는 투자방법을 총 7가지로 분류하는데, 이 중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과 ESG 통합 방식입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ESG 투자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투자대상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거나 비중 축소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은 직관적이고 가장 손쉽고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면 과도하게 많은 종목이 배제되어 포트폴리오 구성이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됩니다.

ESG 통합 방식은 투자 목적 설계, 포트폴리오 비중 선정, 위험관리, 의결권 행사 등 투자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스코어링 등을 통해 통합적인 ESG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기준에 맞는 기업들만 선별하여 투자하거나 각각의 요소 항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고려하는 만큼 다양한 종목을 균형있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스코어링에 이르기까지 고려해야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힘들며, 요소별 가중치를 어떻게 부여할 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GSIA가 제시한 ESG 투자 방법론 분류]

2020년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A)은 국내 상장 기업들에 대한 2020년도 ESG 등급을 발표하였습니다. 등급별로 보면, 우수 수준으로 구분되는 A 이상의 등급에 속한 기업 수가 108개사(A+등급:16개사, A등급: 92개사)로 전년도 58개 사((A+등급:8개사, A등급: 50개사)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으나, 각 항목별로 보았을 때, 환경 부문의 B+(양호) 이상 등급 비율이 22%로 40%대를 기록하고 있는 사회 (43.3%) 및 지배구조(41.2%) 부문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ESG 통합등급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A+에 랭크된 기업들을 살펴보면, 전체 16개 기업 중 올해 신규로 진입한 기업들이 10개사이며, 이 중 최근 친환경 산업(수소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는 효성 그룹 3개사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3개사는 환경 부문에 더해 사회 부문에서까지 일제히 최고 등급에 진입하면서 종합 스코어에서도 최고 등급을 부여받았습니다. 두산 지주는 친환경 부문, SK는 지배구조 부문과 사회 부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DGB금융지주JB금융지주는 금융 지배구조 등급의 상승과 함께 전체 등급에서도 최고 등급에 진입하였습니다.

[KCGA 2020년 ESG 평가 통합등급 최상위 기업]

글로벌 평가사로부터 ESG 등급을 평가받는 기업은 2010년 2,000개 기업 수준에서 2020년 현재 약9,000개로 증가하였습니다. 지수 개발 회사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는 자사 홈페이지에 주요 기업들의 ESG 등급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상위권에 오른 기업들은 대부분 IT ·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AAA 등급을 받은 엔비디아의 경우,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희토류를 구할 때 환경 파괴 및 노동 착취가 없도록 실사 절차를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자동차·조선 등 노동집약형 산업이나 석유화학 · 에너지 등 굴뚝산업은 노사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높고,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환경 · 사회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A)에서 2020년 최상위등급인 A+로 ESG 등급 평가를 받았던 포스코의 경우, MSCI에서는 평균수준에 해당하는 BBB로 ESG 등급을 평가받았습니다. ESG 투자가 널리 퍼지고 열렬히 받아들여지는 데 반해, ESG 점수(ESG score)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결과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MSCI 포스코 ESG 등급 조회]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ESG 등급 조회 Page: https://www.msci.com/our-solutions/esg-investing/esg-ratings/esg-ratings-corporate-search-tool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은 ESG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기금 전체 자산의 50%에 책임투자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 자산에 ESG 통합전략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외 주식 투자 규모는 166조원, 국내 채권 투자 규모는 322조원으로 국민연금의 이러한 투자 계획이 실행될 경우, 국민연금의 ESG 관련 투자는 2024년 50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를 위하여 국민연금은 2020년 10월부터 ESG 평가체계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주식 및 국내 채권(상장 및 비상장)의 투자결정에 ESG 기준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해외주식, 해외채권에도 동일한 기준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연금이 ESG 적용을 확대할 경우,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각 업종별 포트폴리오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 뉴스분석: 국민연금 & ESG]


ESG 투자방식에 대하여 결국 시스템이 잘 갖춰진 좋은 회사에만 투자하게 되어, 이머징 마켓 기업들은 투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로 볼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ESG 투자원칙을 적용하게 된다면, 원자력이나 화석연료 발전기업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당장은 화석연료 발전으로 돈을 벌더라도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큰 잠재력을 지닌 기업이라면, 역시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반영하여, ESG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점수가 낮은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기보다는 투자 비중 한도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ESG 투자는 그저 ‘착한 투자’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ESG는 어느 기업이 ‘착한가’가 아니라 ‘위기에 강한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ESG투자 방식은 잠재적 위험 등을 고려한 위험조정수익률(risk adjusted returns)을 높일 수 있습니다. ESG의 주요 지표 관점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기업은 미래에 닥칠 다양한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에서 배출하는 탄소 등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에서 거둘 수 있으며, 고객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위한 직원의 다양성을 조성하는 것에서도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ESG 개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문 조직 구축 및 관련 설비 투자 의사결정이 수반되어야하며, 각 기업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영위하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은 결국 외부 시장 변수에 의한 충격에 잘 대처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ESG 투자방식은 수익성과 동떨어진 투자 방식이 아닙니다.

헨리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은 “지금의 ESG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있어 도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선도하느냐의 문제”라고 인터뷰하였습니다. 국내 주요 상장사 수백개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주활동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본재조정, 경영권 방어 방식까지 관여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ESG평가방식에 대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미 글로벌 자금이 ESG 기준으로 흘러가는 것은 역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ESG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투자 유치 조차 힘든 세상이 도래하였습니다. 따라서, 각 기업은 ESG 측면에서 프로세스 전반을 검토하고, ESG 요인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영역을 찾아낸 뒤,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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