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운송산업은 항공기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 또는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업으로 정의되며, 항공운송 수요는 크게 여객 운송 수요와 화물 운송 수요로 구성됩니다. 여객 운송 수요는 소득 수준, 환율, 유가 등 경제적 요인과 관광지 치안 및 국제 정세 등 경제 외적 요인에 민감하며, 반면, 화물 운송 수요는 ICT, 의약품 등 주요 운송 품목 시황에 좌우 됩니다.
2020년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국가간 이동 제한정책으로 인하여,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은 항공운송 산업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2020년 5월 누계 기준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제 여객 수송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20년 1월에서 6월까지 항공여객(2,358만 명)은 예상치 못한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감소하며, 단기 반기별 최저 실적인 IMF위기(1998년 상반기, 1,605만 명)와 SARS(2003년 상반기, 1,988만 명)발생 이후 최저 수준에 해당합니다.
항공화물 시장 역시 국가별 Lock down 조치 확산, 전세계 경기 하락,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급감하였으며, 이에 따라 항공화물 수요 공급의 변동성도 확대되어 2020년 상반기 항공화물 운송 실적은 161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하였으며, 여객 운송과 더불어 동반 하락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항공운송시장현황(2020.6)]

(출처: 국토교통부)
국내 항공사들 역시 COVID-19로 인한 각 국의 외국인 입국금지조치로 인한 재외국민 귀국 등의 목적을 제외한 여객수요 실종으로 인하여 유래없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국적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최근 경영 실적 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내우외환을 고정비 절감 및 이 대신 잇몸으로 이겨내고 있는 FSC항공사
- 레드오션에 기름 유출이 더해진 격,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LCC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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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우외환을 고정비 절감 및 이 대신 잇몸으로 이겨내고 있는 FSC항공사
우리나라 FSC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COVID-19 이전부터 기업 내부의 환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문제로 인한 그룹 이미지 하락과 함께 조양호 회장의 사망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경영 안정성에 대한 대내외적인 신뢰가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18년 기내식 파동, 2019년 운용리스 회계처리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 및 감사의견 한정(정정 공시 후, 적정으로 변경)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로 인한 기업 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 되었으며,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HDC를 최종인수협상자로 선정하여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었으나, 이 역시 현재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가장 본연의 영업활동에 해당하는 COVID-19에 따른 항공운항수익 및 기타 운항 서비스 관련 매출 감소 및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선보였습니다.
2020년 2분기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경우, 2019년 2분기 대비 매출은 44.6% 감소한 1조7,284억원에 불가하였으나,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2020년 1분기 7,369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이익도 1,173억원으로 흑자전환하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2020년 2분기 매출 8,864억원으로 2019년 2분기 대비 49.2% 감소하였으나, 영업이익 234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2분기부터 적자였던 실적의 반전에 성공하였습니다.
[대한항공 — 분기재무제표] (클릭하여 상세 보기)

[아시아나항공 — 분기재무제표] (클릭하여 상세 보기)

이는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서도 선방한 수준으로, 미국의 대표 항공사인 American Airlines의 2020년 2분기 매출은 1,622백만 달러로 전 동기대비 매출은 86.4% 감소하였으며, 영업손실은2,486백만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Delta 항공 역시 2020년 2분기 기준 1,468백만달러의 매출과 4,815백만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국내FSC 2개사의 흑자전환은 감소한 여객운송을 화물운송으로 발 빠르게 전환한 효과와 함께 유류비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 절감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20여대의 화물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은 지난 5월부터 여객기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을 활용해 화물을 실었으며, 6월에는 여객기 좌석에 항공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한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하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유휴 여객기를 이용해 화물기처럼 활용하거나, 화물기 임시편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물 영업을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방호복, 키트 등 긴급물자 수요 공급을 위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항공 화물 운임도 양사 실적 견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2020년 6월 기준 아시아에서 미주와 유럽으로 보내는 화물운임은 각각 톤 당 7.8달러, 5.96달러로 1년 전보다 100%, 129.2%씩 상승하였습니다. 또한, 여객기 운항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밸리(belly)카고를 통한 항공 화물 공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당분간 이 같은 항공 화물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동남아와 아시아발 미주향 노선에서 물동량이 회복되는 가운데, 중간 화물 기착지로써 한국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항공화물운송량(2019 vs 2020)]


(출처: 한국공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운송 매출 집중화 전략과 더불어 매월 지출되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을 수립하였습니다. 항공사의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인건비, 감가상각비, 유류비이며, 항공사들은 전체 직원 중 60 ~ 70%가량의 직원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유급휴직(대한항공)’ 및 ‘무급휴직(아시아나항공)’의 방식으로 고용전환하여 인건비를 절감하였습니다.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과 유·무급휴직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인하여 대한항공의 경우, 2019년 동기 대비 2,188억원의 급여성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영업비용 분석(2019 반기vs 2020반기)]

(출처: 대한항공 2020년 반기보고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2020년 어닝서프라이즈는 화물운송 매출의 성장으로 인하여 어느정도 실적 방어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 임직원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비용절감을 바탕으로 달성된 ‘불황형 흑자’인 점을 고려하였을 때, 팬데믹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업실적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2) 레드오션에 기름 유출이 더해진 격,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LCC항공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항공여객은1억 2,337만 명이며,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국제선 부문 탑승객은 2018년 대비 6.3% 증가한 2,664만명으로 시장 점유율 29.5%을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국내선 부문 저비용항공사 탑승객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907만 명으로 국내선 부문 시장 점유율 57.8% 기록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LCC업계의 성장으로 인한 공급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 베이비 부머의 여행 수요 확대, YOLO족의 등장, 2~30대의 여행 패턴 변화 등 여객 수요 증가가 맞물려 2019년 국내 시장 내 저비용항공사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37%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국내 항공운송산업은 과거 양대 항공사의 독과점 시장에서 다수의LCC가 등장함에 따라 2019년 신규로 항공운송면허를 획득한 3개의 항공사를 포함하여 FSC 2개사(대한항공, 아시아나) LCC 9개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로K,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총11개 항공사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같은 규모이며, 한국보다 인구가 많은 일본(8), 태국(6) 독일(5), 프랑스(1)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 경쟁으로 국내 항공산업이 동반 몰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9년 국내 항공사들의 매출 성장은 둔화되었으며,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감소하였고, 이는 항공사간 가격인하 경쟁으로 인한 객단가 하락의 영향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국내 항공사 — 매출 현황]

[국내 항공사 — 영업이익 현황]

이러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항공사별로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 등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노선 발굴,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 등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COVID-19의 팬데믹 현상으로 인하여 항공사의 존폐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0년 6월 기준 저비용항공사의 운항 점유율은 국내선 67.9%, 국제선 3.3%에 해당합니다
[항공사별 국내선 여객 실적 (2020. 6월)]

(출처: 국토교통부)
저비용항공사는 여객운송에 집중하는 구조로, 진에어만 일부 화물운송사업을 수행하였으며, 국내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는 화물운송사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은 보잉 737–800 항공기와 같은 항공기종의 단일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구조입니다. 또한, 보유하고 있는 여객기 기종이 모두 중소형임에 따라 화물기로 전용하여 사용한다고 해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에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화물운송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COVID-19이후 국제선 여객 운항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국내선 노선 운항 횟수 확대, 신규 취항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각된 국내 인기 여행지인 제주, 부산 노선 증편은 물론 비인기 노선인 무안, 양양 등 노선까지 취항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운항 거리가 짧은 국내선에서는 유류비와 인건비의 비중이 높아 큰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모든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면서 출혈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이스타항공(주)와 MOU를 체결하고, 2020년 4월 29일 경영권을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COVID-19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하여 결국 인수를 포기하였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체불 임금과 유류비, 조업료 등 미지급금이 1500억원이 넘으며,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상태로 영업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태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경영난과 유동성 위기로 인하여 유상증자 등을 통한 영업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항공산업의 회복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하여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항공시장이 재개된 이후에도 여행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가격 정책 및 각국의 강화된 보건 규제 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증가가 예상되어 저비용항공사의 유동성 위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항공사 부채비율] (클릭하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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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딥서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