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한진칼?

조원태 회장의 연임 결정으로 일단락 되는듯 했던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 연합이 주총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1일, KCGI는 추가 지분 확보를 공시했고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 합산 지분(우호 세력 포함)을 앞서게 됐다. 임시 주총을 열어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진칼은 지배구조 관련 이슈로 엄청난 주가 변동을 보였다. 3월 19일 41,000원이던 주가는 어제 종가 기준 8만원대를 가뿐히 넘어섰다.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이 과열되며 한진칼 주식은 ‘품절주’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대림산업’의 주가는 6영업일간 40% 이상 급등했는데, 이 원인으로 지배구조 이슈가 꼽히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급을 살펴보면 기타 법인이 3월 동안 사들인 대림산업 주식은 약 156만주로 약 930억원어치에 해당한다. 전체 주식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기타 법인’의 행태에서 과거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던 ‘반도건설’이 그려진다. 반도건설은 대호건설을 통해 5% 가량의 지분을 확보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대림산업을 매수하고 있는 기타 법인의 정체를 알 수 없다. 5% rule에 의해 추가 매수로 매수 주체(특수 관계자 포함)의 지분율이 5%가 넘어갈 경우 보유 비율과 변동 사유를 밝혀야한다.

‘대림산업=제 2의 한진칼??’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대림산업이 지배구조가 취약해 행동주의 펀드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지적받던 회사 중 하나라는 점이다. 대림산업의 지배구조와 자회사 및 관계사를 살펴보자.

이해욱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대림산업 아래에 삼호, 고려개발, 대림에너지,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갖고 있다. 대림의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은 1939년 설립되어 e편한세상, ACRO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 사업과 폴리에틸렌 제품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52.3% 갖고 있고,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율은 19.6%이다. 이해욱 회장의 대림산업에 대한 실질 지분율은 11.94%(=19.6×52.3%)로 낮은편이다. 대림산업의 주요 주주는 대림코퍼레이션(19.6%), 국민연금(11.0%)이며 67.5%가 보고되지 않은 소액 주주에 해당한다.

추가적으로 대림코퍼레이션에 KCGI의 자금이 들어와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레이스홀딩스, 돌핀홀딩스, 캘거리 홀딩스는 2019년 9월 기준 대림코퍼레이션의 주식을 6.07%, 11.32%, 15.26%들고 있다고 공시했다. 합산 지분율 32.65%로 이해욱 회장의 지분율과 20%p정도 차이다. KCGI의 대림산업에 대한 실질 지분율은 6.40%(=19.6×32.65%)이다.

(* 다만, 대림가에 대한 KCGI의 뷰는 한진가 대비 비교적 우호적이다. 강성부 대표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대림 그룹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KCGI “대림그룹 경영투명화 노력 환영…한진은 보고 배워야” )

만약 최근 순매수로 지분을 4.5%가량 확보한 기타 법인이 KCGI 편에 선다면 이해욱 회장의 실질 지분율인 11.94%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배구조가 취약하다고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에서는 기타 법인의 정체에 대해 추측이 분분하다. 매입 주체가 지방에 연고를 둔 비상장 중견 건설사라는 소문도 돌았다. 해당 회사는 KCGI가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인수전에도 나선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지배구조株` 대림산업 한 달째 사모은 제3세력…`경쟁사` 루머까지)

지금 상황에서 기타 법인의 정체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대림가의 지배구조 취약성이 노출 되었고, 이를 노린 행동주의 펀드 혹은 경쟁사가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추후 수급 상황과 지분 공시를 모니터링 해야할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자료에서 살펴본

대림산업, 딥서치에서 살펴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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