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카카오 성장을 정확히 판단한 채권시장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1년 동안 5배 오른 카카오 주가

카카오는 14일 장중 주당 14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액면분할 전으로 되돌리면 주당 70만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14만원’은 어딘가 익숙한 숫자입니다. 시간을 되돌려보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던 시기 기록했던 주가입니다. 주가를 액면분할 전 수준으로 되돌려버리는 엄청난 성장을 보인 것입니다.

[관련 검색 : 카카오 주가 2020–2021]

액면분할 미반영 주가 비교

카카오 주가가 1년 사이 폭발적으로 오른 이유로는 코로나19가 꼽힙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카카오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인구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카카오 주가는 오히려 역사적 고점을 돌파하는 모습입니다. 시가총액은 62조원을 넘어 어느새 네이버(63조원)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보다 네이버가 시장지배력 등에서 월등하지 않은가?”

이러한 의문이 생깁니다.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관련 검색 : 기업분석-네이버-비교분석]

네이버가 수익성 측면 카카오 대비 우월한 반면 성장성 부문은 카카오에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사실상 성장이 정체된 상태입니다.

카카오 주가 상승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매출액 입니다. 네이버 외형 성장이 주춤하는 동안 카카오는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습니다.

카카오가 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은 것은 지난 2019년 말입니다. 그 이전 주가 추이는 명성(?) 대비 상당히 부진했습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주가 상승에 사람들은 ‘일시적’ 혹은 ‘테마’ 수준으로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분류된 영향이 컸습니다.

그러나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카카오 성장을 기존 ‘유기적 성장’ 방식으로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유기적 성장 방식이란 우리에게 익숙한 투자, 제조, 판매, 채용 등을 거쳐 기업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는 방식을 말합니다.

카카오가 이러한 방식을 완전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톡비즈보드’는 매출과 수익 등에 큰 영향을 미쳤고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성장 본질은 기업공개(IPO)에 있습니다. 여러 사업에 다양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카카오가 지향하는 ‘연결의 가치’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입니다. 그 주인공은 중국 기업 텐센트입니다.

텐센트는 2011년 ‘텐센트산업윈윈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부상하면서 캐시카우를 확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지배권 확보보다는 소수 지분투자, 전략적 협약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습니다.

현재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 중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은 지난 2018년 말 기준 21개입니다. 이후에도 투자를 지속해왔으며 2019년 160여개 기업, 지난해 또한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실적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은 텐센트의 확장성에 주목했습니다. 2011년 텐센트가 세운 전략이 시장 환심을 산 것입니다.

텐센트는 카카오의 3대 주주입니다. 메신저 사업은 카카오가 먼저 시작했지만 성장 전략은 카카오가 한 수 배운 격입니다.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 상장은 생각보다 ‘오래된 미래’입니다.

카카오가 보여준 ‘영리한’ 채권 활용 전략

지난해 10월 카카오는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EB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투자자가 발행사가 보유한 여타 기업 주식 혹은 발행사가 보유한 자사주로 교환이 가능한 옵션이 포함된 채권입니다. 해당 기업 주가가 시원치 않다면 상환을 요구해도 됩니다.

카카오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발행한 3억달러(한화 약 3400억원) 규모 외화 EB 교환대상은 다름 아닌 카카오 자사주(71만1552주)였습니다.

교환가액은 47만7225원, 당시 주가는 35만원으로 35% 가량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이자율은 0%입니다.

[관련 검색 : 문서 검색 탭-카카오 교환사채]

EB 등 메자닌 채권은 금리가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주식 전환 옵션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메자닌 채권에 0% 이자는 큰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행사가(교환가액)를 현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EB투자자 입장에선 이자도 받지 못하고 카카오 주가가 상승하지 않으면 추가 수익을 낼 방법도 없습니다. 심지어 주가가 적어도 35% 이상 올라야 합니다.

물론 EB투자자는 주가 부진 시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원금 손해가 없는 안전장치 또한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당 EB는 2년 6개월물로 2023년 4월이 만기입니다. 다만 납입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인 2022년 10월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합니다. 즉 카카오는 2022년 10월전까지 적어도 주가를 47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합니다.

만약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카카오가 일반 회사채가 아닌 EB를 발행한 이유는 자금조달과 동시에 자사주를 처분하기 위해서 입니다.

해당 자사주는 과거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흡수 합병한 뒤 분사하는 과정에서 2018년 9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것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5년 안에 처분해야 합니다.

자사주 의무 처분 기간보다 5개월 가량 앞선 시기를 EB만기를 정한 것도 만에 하나 변수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것입니다.

통상 자사주는 블록딜을 통해 매각하기 때문에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가 됩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오히려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해당 EB 거래는 카카오가 2년내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암시한 셈입니다.

당시 시장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우량 기관들이 대거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카카오 신용등급은 ‘AA-, 긍정적’입니다. AA0로 등급 상향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EB 수요예측 진행 당시에는 ‘AA-, 안정적’이었습니다.

채권투자자들은 단순 ‘기대감’에 투자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우선 안정적 자금회수가 가능해야 하며 등급 유지 혹은 상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최소 얼마를 벌 수 있다’는 판단은 기본입니다.

카카오가 EB가 아닌 회사채를 발행했어도 기관 수요는 차고 넘쳤을 겁니다. 안정적 현금흐름과 뚜렷한 실적 성장이 본격적으로 돋보인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현 주가를 유지만 해도 카카오는 자사주를 안정적으로 처분함과 동시에 상환 부담도 덜게 됩니다. 투자자들 역시 채권 투자에서 이례적인 수익를 거둘 수 있습니다. AA- 등급 채권에 투자해 2년 동안 무려 45%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카카오 성장을 정확히 판단한 채권투자자들과 이들을 만족시킨 카카오가 진정한 ‘윈윈’이 뭔지 보여준 역사적 사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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