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 롯데그룹이 ‘위기’에 직면한 과정과 향후 대응 전략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신용등급 상반기 정기 평가 시작

신용평가사들의 상반기 정기 평가가 시작됐습니다. 각 산업과 기업 신용등급이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되면서 채권 시장 참여자들도 대응 전략을 준비중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우선 영화, 소매유통, 호텔/면세업에 대한 정기 평가를 끝냈습니다. 세 업종을 보자마자 롯데그룹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영화 부문은 롯데컬쳐웍스, 소매유통 부문은 롯데쇼핑과 코리아세븐, 호텔/면세 부문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속해 있습니다. 이중 롯데컬쳐웍스는 신용등급이 없습니다.

롯데쇼핑(AA0)은 ‘부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으며 코리아세븐(A+)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습니다.

호텔롯데(AA-)는 지난해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이후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부여 받았습니다. 부산롯데호텔은 기업어음 등급만 존재해 등급전망은 없습니다.

롯데그룹 신용등급 고리

신용평가사들은 ‘유사시 재무적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그룹사의 경우 계열 신용도를 1노치(notch) 상향 조정합니다. 이 말은 지원 주체 신용등급에 문제가 생기면 지원을 받는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롯데그룹 신용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케미칼입니다.

[관련 기업 : 롯데쇼핑-주주네트워크]

이중 코로나19 발발 이전과 비교해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롯데케미칼 뿐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호텔롯데→롯데지주→롯데쇼핑, 롯데케미칼’로 돼 있습니다. 또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는 각각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형태입니다.

[관련 기업 : 롯데케미칼-주주네트워크]

그나마 롯데케미칼이 버텨주고 있지만 불안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그룹 전반 자금조달 여건을 악화 시킨 것입니다.

그 과정을 보면 중국 사드(THAAD, 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 보복으로 롯데쇼핑이 타격을 입은 것이 시발점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쇼핑이 더욱 주목을 받으면서 반격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관련 기업 : 롯데쇼핑]

롯데ON을 야심차게 출범시켰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호텔롯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그룹을 지탱하는 신용도는 점차 약화됐습니다.

그나마 지주체제 전환 이후 롯데지주 지배력이 미치지 않았던 롯데케미칼을 편입한 것은 신의 한수였습니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현 상황이 원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사드도, 코로나19도 모두 외부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경쟁사인 호텔신라와 이마트 대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시행하기 전 이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전망이 공존했습니다.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경영투명성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일부 계열사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순환출자 해소 등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따라서 지주체제 전환을 탓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업별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버티기 모드’ 호텔롯데…롯데렌탈 IPO에 거는 기대

호텔롯데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신용등급은 AA-로 ‘부정적’ 등급 전망 꼬리표가 붙을 경우 사실상 A급 취급을 받게 됩니다.

[관련 기업 : 호텔롯데]

A급으로 강등되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그룹 계열사 전반 줄줄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습니다.

호텔롯데는 지난 5월 롯데월드타워와 몰 관련 부동산을 매각해 5000억원 가량을 확보했습니다.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된 이유입니다.

[관련 검색 : 호텔롯데 롯데타워]

그러나 자산매각은 ‘일시적 효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호텔업 자체를 개편하려 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호텔롯데 자회사인 롯데렌탈 기업공개(IPO)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관련 기업 : 롯데렌탈]

롯데그룹 측은 롯데렌탈 상장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TRS(토탈리턴스왑) 계약 만료로 호텔롯데는 FI(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은 기존 25.7%에서 42.04%로 늘었습니다. 부산롯데호텔도 롯데렌탈 지분율이 19.4%에서 28.43%로 확대됐습니다.

롯데렌탈이 상장에 성공하면 호텔롯데는 다시 시간을 벌 수 있는 자금적 여유가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로 지목되는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롯데지주가 음식료 계열사 지분을 추가 확보한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그 다음 주자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될 전망입니다.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인수합병(M&A) 얘기가 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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