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 재닛 옐런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의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재닛 옐런의 ‘시그널’ 선명도 수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또 한 번 금리 인상 옹호론을 펼쳤습니다. 옐런 발언이 주목 받는 이유는 과거 이력에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를 좌지우지 하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냈던 만큼 그 영향력을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Fed는 시장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금리 방향에 대한 ‘시그널’을 비교적 명확히 합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옐런이 Fed 의장을 지냈던 시절, 금리 방향 제시는 역대 Fed 의장 중에서도 비교적 선명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년 4월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금리 인상 조건 중 하나로 제시된 ‘6.5% 실업률’이 삭제된 것입니다.

[관련 검색 : 경제지표 탭-미국 실업률]

2013년 12월 Fed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발표하자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그러나 Fed는 실업률 기준을 삭제해 ‘금리 인상은 없다’고 암시를 한 셈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줄곧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2014년 10월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엄습했습니다. 그러자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로(0)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5년 1월 FOMC 의사록에 물가상승률이 낮아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담겨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해 말 Fed는 금융 위기 발발 이후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올렸습니다.

두 번의 중요한 이벤트에서 시장 예상이 빗나간 이유 중 하나는 Fed 자산포지션 간과입니다.(참고 : [스페셜 리포트] Fed 자산 변화와 인플레이션 귀환)

미국 Fed 출구전략 계획 (2011년 발표)

또 다른 이유는 ‘옐런=비둘기파’ 인식입니다. 옐런은 Fed가 2011년에 발표한 출구전략 계획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시장이 보고 싶은 대로,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하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실업률 문구 삭제,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면 옐런은 금리 결정 측면 오히려 ‘매파’에 가깝습니다.

옐런이 보고 있는 것

옐런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동향보다 JOLTs(Job Opening & Turnover Survey: 구인/이직 비율)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최근 집계인 지난 3월 JOLTs에 따르면 3월 채용공고는 전월 대비 8% 급증한 812만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며 ‘구인난’을 뜻합니다.

현재 미국 비농업 고용지수가 부진하지만 향후에는 고용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고용과 연관성이 높은 실업률 문구는 삭제한 반면 물가상승률 지표는 남겼던 옐런은 역설적으로 금리 결정 시 고용 등에 더 집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고용은 소비에 선행하고 물가는 소비에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검색 : 경제지표 탭-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고용이 증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프라 투자입니다. 미국 정부는 인프라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으며 일자리 또한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고용 증가-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연쇄 반응은 금리 인상을 부추깁니다. 이를 자본시장 관점에서 본다면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수요 증가-채권 공급 증가-금리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와 성장이 공존하기 힘들었던 상황이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시장 히스테릭 반응 가능성은?

시장은 종종 정책 변화에 대해 신경질적 반응을 보입니다. 이 때는 시장 방향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점차 차분해지기 마련입니다.

역사는 ‘변형된 형태’로 반복됩니다. 과거 지표가 미래를 말해주진 않지만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 그림은 TED스프레드입니다. TED스프레드는 미국 국채 3개월 수익률과 리보(LIBOR) 간의 차이를 말합니다. 이 지표가 상승하면 은행간 대출에 대한 부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현재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 국면에 있습니다.

위 그림은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입니다. 장기 금리에 인플레이션이 반영돼 있다고 가정하면 기준 금리 인상 시 장기채를 매수하고 단기채를 매도하는 거래가 발생하면서 금리 스프레드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금리 스프레드가 ‘극단 지점’(마이너스 혹은 ‘근접, 250bp 이상)에 도달했을 때 자산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임을 암시합니다.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금리 스프레드는 금리 인상이 위기나 기회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금리 인상 공포에 현혹되기 보단 차분하게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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