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펄어비스에 대한 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펄어비스 신용등급을 ‘A0, 안정적’으로 부여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A-, 안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펄어비스 신용등급이 1노치(notch)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업계에서는 ‘스플릿’(split)이라고 표현합니다.
비우량채(A급 이하) 등급을 보유한 기업 중에서는 종종 신용평가사별 등급 차이가 발생합니다.
우량채 내에서 스플릿이 드문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의 존재입니다. 반면 비우량채는 우량채 대비 시장 규모가 작고 그만큼 데이터도 적습니다.
펄어비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신용등급’ 또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가치’는 주관적 판단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련 평가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은 투자자는 물론 해당 기업에도 상당히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 VS 나이스신용평가
두 신용평사가가 펄어비스에 부여한 등급 차이 배경에는 ‘게임산업’ 그 자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표는 나이스신용평가가 펄어비스를 평가한 내용입니다. 아래 표는 한국기업평가 자료입니다.

일부 평가 항목이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용어의 차이만 있을 뿐 대동소이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이스신용평가의 ‘산업위험’과 한국기업평가의 ‘사업매력도’ 항목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게임산업에 대해 한국기업평가 대비 보수적 평가 기준을 갖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양사 모두 게임 콘텐츠의 빠른 진부화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새로운 콘텐츠 제공 혹은 새로운 게임 자체 출시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이브 온라인’ 등 ‘장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업위험’은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만 적은 IP가 결국 펄어비스 신용등급을 낮추는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펄어비스도 IP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타 게임사와 다른 점은 모바일보다는 PC에 주력해 왔다는 점입니다. 또 검은사막을 콘솔까지 진출시키는 등 플랫폼도 확장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콘솔입니다. 국내도 콘솔 시장이 많이 성장했지만 북미, 유럽 시장에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북미와 유럽 콘솔 유저들은 과금성이 짙은 게임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경쟁 요소보다는 게임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납니다. 콘솔시장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안착한 검은사막은 그 게임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게임 다운 게임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 중 자체 게임 엔진을 갖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붉은 사막’을 시작으로 줄줄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각 게임들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사업 전략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대비 PC나 콘솔 게임은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성공한다면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만 실패하면 엄청난 후폭풍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펄어비스의 사업 전략 성공 여부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펄어비스 입장에선 수많은 게임사 중 하나가 될지, 한국 산업 게임 판도를 바꾸는 주체로 떠오를지 기로에 있는 셈입니다.
펄어비스는 내달 공모 회사채를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3년물 기준 A0와 A- 민평금리 평균은 0.4%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기관투자자들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의견을 각각 어떻게 받아들일지, 펄어비스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결정 금리’를 통해 알 수 있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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