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 한화그룹 ‘빅딜’ 마무리…6년의 지배구조 개편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한화-삼성 ‘빅딜’ 마무리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삼성그룹 계열사(삼성SDI, 삼성물산)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입을 결정했습니다.

한화종합화학 주주 구성은 한화에너지 39.2%, 한화솔루션 36%, 삼성물산 20.1%, 삼성SDI 4.%에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각각 51.7%, 한화솔루션 47.6%를 보유한 형태로 변경됩니다.

지난 2015년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간 화학 부문 ‘빅딜’이 최종 마무리 되는 것입니다.

반전의 반전

[관련 기업 : 한화종합화학-주요주주]

회색은 삼성물산과 삼성SDI 지분율 합산

당시 삼성그룹은 한화그룹 자금 사정을 고려해 한화종합화학 지분 일부를 보유했고 한화그룹은 2021년 4월까지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약속했습니다. 한화그룹 측이 원하면 1년 연기(2022년 4월)도 가능하다는 조건도 달렸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녹록치 않은 업황은 기업공개(IPO)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이 때부터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한화종합화학 가치 측정 기준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11배입니다. 실적이 부진할수록 한화그룹은 저렴한 가격에 한화종합화학을 품에 안을 수 있습니다.

[관련 검색 : 한화종합화학 EBITDA 영업이익 2014–2020]

그렇다면 삼성그룹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 편입 전 적자를 면치못했던 만큼 삼성그룹도 남는 장사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1억달러(약 1200억원)을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논란 전으로 돌아가보면 한화그룹 입장에선 한화종합화학 IPO를 추진하거나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는 등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반전되면서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 IPO를 공식화했습니다. 기존에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이후 국내 시장도 동시에 고려하게 됩니다.

주력 계열사 등급 강등 위기와 극복 과정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삼성그룹에 엑시트 방안을 제공함과 동시에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재무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는 올해 초까지 각각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AA-를 유지했지만 한화에너지는 한 단계 강등된 A+를 부여 받았습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삼성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잔여 지분을 사들이는데 가장 큰 위험은 단연 재무였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은 IPO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러나 등급 변동이 마무리되자 한화그룹은 ‘빅딜’ 마무리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지만 한화그룹이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을 다시 한 번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검색 : 문서 검색 탭-한화솔루션 유상증자]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성공했습니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부정적’ 등급 전망 탓에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섣불리 나설 수 없었습니다.

증자를 통해 자금 숨통이 트였고 이는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인수하고도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는 원천이 됐습니다.

반면 한화에너지는 비상장사인 탓에 상대적으로 시장 조달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증자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검색 : 한화종합화학 배당성향 2015–2020]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종합화학 현금성 자산은 4200억원에 달합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충분히 배당을 받고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오래된 미래’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즈음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집니다.

한화에너지 최대주주는 H솔루션입니다. H솔루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 최대주주는 (주)한화입니다. (주)한화는 김 회장과 세 아들이 지분 26% 가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 : 한화솔루션-주주네트워크]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내실을 다질수록 김 회장 일가에 돌아가는 혜택은 더욱 커집니다. 현재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시간을 벌었습니다.

한화그룹은 지난 수년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위험 요인이 도사렸지만 한화에너지(H솔루션은 한화에너지에 연동) 등급만 한 단계 내주는 데 그쳤습니다.

6년 전 그린 지배구조 개편 그림을 별 탈 없이 온전히 그려 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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