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 현대차 주가는 왜 안 오를까(feat. 삼성전자)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현대차, 미국에서 잘 나간다는데…

한 언론사 보도내용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일 겁니다. 핵심은 ‘반도체 부족’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투자 심리를 좀처럼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배경도 반도체라고 하니 반론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완성차 업계 사이에선 가장 큰 이슈입니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가 못 오른 것이 아닙니다.

[관련 기업 : 현대차]

현대차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약 3배 가량 올랐습니다. 이는지난 2010년 초반에 기록한 고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현대차 주가 상승이 놀랍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의 주가도 올랐습니다.

다임러(벤츠) 주가
폭스바겐 주가

그렇다면 도요타 자동차는 어떨까요?

도요타 자동차 주가는 역사점 고점을 돌파했습니다. 전고점을 돌파한 자동차 업체가 또 있습니다.

바로 GM입니다. 최근 주가는 주춤한 모습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관련주 수급을 좌지우지 하는 요인이 반도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반도체 수급 문제 제외 시 도요타와 GM 주가도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역사적 밸류 고점 부근에서 눈치를 보는 이유로 완성차 업계 트렌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기차 등 미래차 얘기입니다.

현대차 신용등급 강등 ‘충격’과 그 의미

지난 2019년 현대차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됐습니다. 현대차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트리플A’라는 상징성을 잃는다는 것이 상당히 큰 충격이었습니다.

강등 원인으로는 수익창출력 약화, 시장 경쟁강도 심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투자 및 이와 관련 불확실성 등이 지목됐습니다.

이전까지 현대차가 걸어온 길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사유입니다.

[관련 기업 : 현대차]

매출액은 매년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습니다. 시장 공략을 위한 프로모션 비용이 상당했던 탓입니다.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부채비율도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영업익이 감소한 시기부터 신용등급 강등까지 현대차가 어떤 변화를 추구했는지에 대한 답은 찾기 어렵습니다.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는 돈을 쓰는 방법 외에는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가는 매출액에 반응합니다. 분기, 반기, 사업보고서 등이 제출되기 전까지 시장이 기업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사실상 매출액 뿐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기업 주가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임팩트’가 강해야 합니다. 특정 지역 등에서 매출이 늘어나거나, 특정 제품 매출이 확대되는 등 시장이 주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 기업 성장을 확신하면 주가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차츰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차가 영업이익 기준 정점을 찍었던 시기는 지난 2012년으로 8조4400억원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3900억원으로 ‘전성기’에 도달하려면 영업이익을 최소 3배 늘려야 합니다. 혁신적 제품과 폭발적 수요가 아니라면 단기내 달성이 어려운 수치입니다.

‘미국 판매 확대’, ‘친환경차 판대 증가’ 등 긍정적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확신’보다 지켜봐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앞서 신용등급 강등 당시 ‘투자 및 이와 관련 불확실성’이 지목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 현대차는 투자를 지속 확대해야 하며 멈춰서는 안됩니다.

2020년 글로벌 자동차그룹 연구개발비 투자 현황. 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여타 글로벌 완성차 그룹 대비 R&D비용 감소 폭은 적었지만 1위인 폭스바겐그룹과 비교할 때 무려 4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매출액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안심이 되진 않습니다.

물론 R&D비용이 해당 기업의 미래를 확정 짓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격차는 현대차그룹의 현주소를 말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았던 현대차가 지난해 공모채 시장을 노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무려 11년만에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시장은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각 자동차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으로 마케팅, R&D를 진행해 차세대 자동차산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대차 입장에선 편할 틈이 없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관련 기업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매출 변화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른 점은 현대차보다 많은 막대한 현금성 자산 덕에 채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역으로 삼성전자의 자산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됩니다.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꽤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탓도 있습니다.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좋은 기업’입니다. 우수한 현금흐름과 재무완충력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채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해당 기업 주식에도 반드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은 다르지만 자산활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이 과제를 해결할 때 주가 또한 화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채권투자자를 다소 불편하게 하더라도 자산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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