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ssue]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분사…물적분할은 왜 ‘공포’가 됐을까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으로 나뉩니다. 이중 기업 신용과 직결되는 곳은 DCM입니다. DCM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지만 금리 수준에는 원자재, 실업률 등 경제 전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크레딧 이슈’는 금리를 둘러싼 경제, 산업,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코너입니다]


‘더블카운팅’ 오류와 기업가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분사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방식은 물적분할이며 이 소식이 전해지자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은 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LG에너지솔루션)가 생각났을 겁니다. 당시 LG화학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관련 검색 : 문서 검색 탭-SK이노베이션 뉴스]

투자자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물적분할을 하고 지분형태 투자유치 혹은 기업공개(IPO)를 할 경우 모회사가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낮아져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LG화학에 투자한 사람들은 배터리 부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보고 돈을 내놓은 것인데 뒷통수를 맞은 격입니다.

이와 함께 ‘더블카운팅’ 논란이 점화됐습니다. 더블카운팅이란 자회사가 상장하면 모회사도 그 가치를 반영해 시장 자금이 두 배로 된다는 논리입니다.

예를 들어 모회사 가치가 1억이고 100% 자회사 가치가 1000만원이면 이미 모회사에 자회사 가치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 가치는 1억1000만원이 아닌 1억원이 맞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류는 ‘1억1000만원’에 있습니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전량을 공개할 때 모회사 가치는 1억원이 됩니다. 1000만원이 현금형태로 들어오게 되고 자회사는 다른 주체에 넘어가면서 1000만원 가치를 부여 받습니다.

이 때 모회사와 자회사의 단순 합산 가치는 1억1000만원이 됩니다. 거래시 발생하는 외부자금(1000만원) 시장에 유입되면서 합산 가치가 늘어난 것입니다.

모회사는 1억원으로 자회사 100% 분사 후에도 가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외부자금’ 유입을 계산하지 않아 착오를 일으킨 셈입니다.

물적분할로 본 ‘제로섬 게임’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모회사가 분할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됩니다. 모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은 분할 자회사 지분은 단 0.1%로 가질 수 없습니다.

반면 인적분할을 분할 회사 지분이 존속 회사 지분과 동일하게 되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율도 변함이 없습니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지분구조 등은 제외하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왜 물적분할을 해야 하는지, 주가는 왜 폭락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관련 기업 : SK이노베이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자금조달 구조에 있습니다. 기업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자금조달 수단은 여타 조달수단 대비 비용이 낮아 유인책으로 작용합니다.

비용이 낮다는 것은 투자자 혹은 중개 역할을 하는 증권사 등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얘기입니다.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 후 IPO를 실시하면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기업이 선택한 IPO를 통한 자금조달은 기업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향후 성장 문제는 차치하고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 반대편에 있는 투자자는 단연 불리합니다.

최근 논란 중심에 있는 ‘공모가 거품’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한쪽이 유리하면 다른 한쪽이 불리해지는 전형적인 ‘제로섬 게임’ 입니다.

[관련 검색 : 문서 검색-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 뉴스]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이 강등됐습니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만큼 채권 가치는 낮아졌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주식시장에서 배터리 산업이 고평가 돼 있다는 뜻입니다. 기업은 고평가된 자산을 통해 자금을 끌어 들이는 것이 단연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크레딧 안전판 구축…장기전 봐야

이러한 기업들의 행동을 비판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이 높은 평가를 받기 원하고 이를 통해 더욱 많은 부를 창출하길 바랍니다.

기업은 사업을 지속 유지하는 영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라인을 철저히 관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채권입니다.

물적분할 발표와 동시에 신용평가사들도 코멘트를 합니다. 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도 영향 無’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히려 IPO를 통해 자본을 유지하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 더욱 안정된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결과는 뻔합니다. 크레딧 라인은 망가지고 기업은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관련 검색 :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부채비율]

물적분할 과정에서 향후 외부 자금을 조달할 자회사 등에 부채를 몰아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본을 유치하면 부채비율이 하락해 회사채 발행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적분할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은 기업이 간접적으로 해당 분할 회사에 대한 고평가를 인정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시장은 단연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가치 조정에 들어가게 됩니다.

[관련 검색 : SK이노베이션 인공지능 뉴스 분석]

다만 SK이노베이션과 분할 자회사가 자금조달 라인을 안정화 시키고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면 지금의 주가하락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SK이노베이션이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 채권 발행에 주춤한 기업이 있다면 경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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