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카카오뱅크의 은행 ‘만년 저평가’ 벗어나는 법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우정사업본부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여파로 전일 대비 7.77% 급락했습니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당순자산비율(PBR)이 12배(2020년 주당순자산 기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존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처럼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는 만큼 상승 여력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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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카오뱅크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기술주들도 카카오뱅크 앞에서 명함을 내놓지 못할 정도입니다.

일부 투자자들과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러한 카카오뱅크 가치를 두고 ‘고평가’라고 지적합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이 아닌 플랫폼을 강조하지만 플랫폼 이전에 은행이라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되짚어 보면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 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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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은행업종 PBR은 1배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가치를 현재 시가총액을 12분의 1로 낮춰서 제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왜 은행주는 ‘만년 저평가’일까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기준을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검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은행주가 항상 저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아래 차트는 국내 은행지주사(비은행 계열사가 있지만 수익 기여는 미미) PBR 추이입니다. PBR 1배 상회가 이례적 이벤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장 큰 요인은 ‘규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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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입니다. 1990년대 말부터 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경험하지 못한 금융사고들이 발생하면서 규제는 점차 강화됐습니다. 산업 특성상 무형의 상품을 거래하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간 계약 내용이 상당히 중요하고 이는 소비자보호라는 명분 아래 진행됐습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그렇다면 해외 은행주들은 어떨까요? 위 차트를 보면 국내 은행주들이 유독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외 변수가 아닌 국내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은행 산업 규제에 대한 분위기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 금융당국’을 핵심 키워드로 선정하고 딥서치 마인드맵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키워드 선정 배경은 언론보도 행태를 기반에 있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기사는 특정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같거나 유사한 기사나 많습니다. 이는 국내 금융사들이 대부분 같은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 차별화된 기사를 내놓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지루한 업종’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금융사와 관련된 일종의 차별화된 기사는 대부분은 금융당국을 공격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추가로 포함되는 키워드가 ‘규제’, ‘관리’ 등입니다. 따라서 ‘은행 금융당국’ 키워드가 규제에 대한 산업 분위기를 가장 적합하게 가늠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 단어로 된 키워드가 아닌 ‘은행 금융당국’과 같은 복합 키워드도 긍정과 부정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이전에 설명 드린 것처럼 복합 키워드는 최대한 시장 노이즈를 제거하고 긍정 혹은 부정 등 한쪽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한 목적인 만큼 기사수를 긍정 혹은 부정으로 판단해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면 ‘A금융 B증권 인수 완료’ 제목 기사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금융당국 승인 문제가 거론되는 등 규제 문제가 나옵니다.

[관련 검색 : 마인드맵 탭-은행 금융당국]←클릭

위 차트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키워드 관련 기사들이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2010~2011년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가격 논란과 론스타 소송 문제, 2012년 잇따른 관치 의혹과 무너진 우리은행, 2014년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등이 주요 이슈로 거론됐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기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금융당국 규제 완화가 거론된 탓입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국내 은행들의 채용비리로 금융지주 회장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등 분위기는 악화됩니다. 지난해부터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은행과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제제, 신용대출 규제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의 규제와 관리에 대한 기사가 주를 이뤘습니다.

공교롭게도 국내 은행업이 저평가가 심화된 시기는 2008년 이후입니다. 규제만이 은행업 저평가 원인이라 할 수 없지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이 아닌가?

은행주 저평가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어떤 차별화를 뒀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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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사업은 뱅킹비즈니스(예금, 대출, 외화송금, 지급결제 등)와 플랫폼 비즈니스(주식계좌 계설, 제휴사 대출 추천, 제휴 신용카드 등)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들 역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영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모바일을 기반으로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환한 것은 차별화된 전략일 뿐 이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기승전 예대마진’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카카오뱅크는 분명 은행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카카오뱅크에 지극히 높은 밸류를 부여하고 있을까요? 전제가 맞다면 금융당국 규제에서 벗어난 비즈니스에 있을 것입니다.

은행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예금도, 대출도 아닌 지급결제입니다. 지급결제는 모든 거래와 경제활동이 실행되는 날인 혹인 사인과 같은 ‘결정’ 역할을 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지급결제가 원활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급결제를 등에 업고 모바일 광고사업, 여행과 레저 콘텐츠를 금융상품에 결합하는 수익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지급결제는 기존 지급결제와는 다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전 세계적인 움직임은 전자지급결제(페이)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단순 은행업을 하기 위해 이 판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기존 은행들은 뭐했나…규제 속 눈치 싸움과 ‘금융 M&A’

기존 은행들은 이러한 시대변화속에서 무엇을 했을까요? 인터넷은행 출범이 거론될 무렵인 2015년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하고 현재 KB증권을 출범시켰습니다. LIG손해보험도 품에 안으면서 ‘비은행 강화’를 외쳤습니다.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했고 이에 앞서 해외서 M&A를 성공시켰습니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을 사들였고, 우리은행은 금융지주 재건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전략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존 은행들이 금융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일 때, 더 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닌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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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자금융통’의 줄임말입니다.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입니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은행은 자금융통 플랫폼 ‘사업부’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광고 플랫폼 사업부, 레저 및 여행 플랫폼 사업부 등이 추가되는 격입니다.

국내서 플랫폼 시장의 높은 광고 비중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 규제에서 점차 멀어지게 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사들에 가장 경계하는 요인 중 하나인 규제 걸림돌이 일부 제거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기존 은행들은 규제에 너무 익숙해진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해도 금융당국 제제로 인해 실제 이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성장은 기존 은행들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으로 보면 은행주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말합니다. 은행들도 규제에 얽매이기보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카카오뱅크가 PBR 12배라는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렇다 해도 국내 은행주 역사상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넘어 진정한 사업다각화 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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