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글은 12월 15일 한경닷컴 게임톡에 제공됐습니다.
2021년 게임업계는 게이머들의 영향력이 상당한 한 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과금에 치중하는 국 내 게임사에 대한 유저들의 분노가 한 순간에 폭발했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NFT(대체불가능토큰) 게임이 등장했다. 극명히 갈린 기업 가치는 국내 게임업계 판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초 국내 게임업계 3대장으로 불리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곤혹을 치렀다. 과금 문제로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일명 ‘트럭시위’가 이어진 탓이다. 3N은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유저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큰 폭풍이 지나간 후 잠잠해지던 시기. 엔씨소프트는 주력 IP 중 하나인 ‘블레이드앤소울’을 활용한 ‘블레이드앤소울2 모바일’을 지난 8월 선보였다. 먼저 출시한 트릭스터M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책이♘지만 이전과 다를 바 없는 과금 시스템과 게임성에 유저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됐던 이유로는 펄어비스와 위메이드가 꼽힌다. 블레이드앤소울2 모바일이 출시된 당시 펄어비스는 ‘도깨비’ 인게임 영상을 공개했고 다시 한번 ‘한국 게임의 희망’이란 수식어를 확인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을 앞세워 ‘pay to win’이 아닌 ‘play to earn’을 강조하며 유저들의 환심을 샀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내놓고 위기 극복에 나섰다.

올해 게임업계를 둘러싼 이슈는 가히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증시에 상장된 게임사들의 올해 주가는 상승률 기준(2020년 말~현재) 위메이드가 717.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게임빌이 266.6%, 펄어비스 132.6%, 카카오게임즈 102.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25.1%를 기록하며 웹젠(-24.9%)보다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같은 기간 넷마블도 -9%를 기록하는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굴욕을 맛봤다.

이는 지난 2019~2020년 게임사 매출액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매출액은 2조4162억원으로 직전년도대비 42.03% 증가했고 웹젠과 넷마블도 각각 67.08%, 14.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위메이드 매출액은 11.08% 확대에 그쳤고 펄어비스는 오히려 8.8% 줄면서 역성장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것을 고려하면 위메이드와 펄어비스는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았던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는 2022년 게임 업계 주요 키워드로 메타버스와 NFT를 꼽고 있다. 시장도 ‘메타버스’, ‘NFT’ 수식어가 붙은 게임사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프리미엄은 그 가치를 증명할 때 유지된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상장 게임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엔씨소프트(34.14%)다. 이어 웹젠(36.81%), 펄어비스(32.18%), 컴투스(22.42%), 게임빌(17.70%), 카카오게임즈(13.42%) 순으로 높다.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투자자금 확보도 가능하다.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한 메타버스와 NFT 붐(boom)을 이어가기 위해 각 게임사들은 투자와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매출을 늘려야 하지만 올해 국내 게임사 중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하고 외형성장을 일궈낸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마케팅과 투자 등에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경쟁강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이러한 분위기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메타버스, NFT게임이 보편화되면 결국 승부는 게임의 질(質)에서 갈리게 된다. 유저 ‘행동주의’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게임사들은 게임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2022년은 국내 게임업계 판도가 변하는 것은 물론 게임사에 대한 평판도 달라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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