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서치톡] 게임업계 잃어버린 20년…주객전도된 ‘돈’과 ‘재미’

  • 본 글은 1월 18일 한경닷컴 게임톡에 제공됐습니다.

지난주 위메이드는 자체 발행한 코인인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총 발행물량은 10억 개, 초기 보유 수량은 9억 개였다. 이 중 5000만 개를 시장에 내놓았다는 소문이 급격히 확산됐다. 개당 1만 원이 넘었던 위믹스가 5000원을 이탈하는 등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위메이드는 해명에 나섰다. 위믹스를 매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5000만 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위믹스 생태계를 해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위믹스 코인 백서에 따르면 전체 위믹스 중 10%는 프라이빗 세일로 분배돼 위메이드가 9억 개를 가지게 됐다. 7%에 해당하는 7000만 개는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에 활용된다. 9%(9000만 개)는 위믹스 플랫폼 활성화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인센티브로 활용된다.

이 내용은 플랫폼 활성화 전부터 공개됐던 내용이다. 코인이 공시의무가 없고 설령 5000만 개를 매각했더라도 위메이드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논란 대상이 된 걸까.

현재 게임산업을 둘러싼 모든 얘기를 종합해 거슬러 올라가보면 ‘돈’으로 직결된다. 모든 사업이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얘기다. 게임업계에 대한 불신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격이다.


게임업계는 왜 변하려 하는가

게임업계가 변화하려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수익성’이다. 딥서치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들의 매출액 전체 추이를 보면 2000년 초 2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0%대에서 10% 후반대로 주저앉았다. 기업별 편차가 크긴 하지만 대형사인 엔씨소프트도 50%대에서 30%대로 낮아졌으며 지난해 기준 20%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게임업계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근본적으로는 게임의 차별화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대형사들은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어 그나마 방어에 성공한 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NFT(대체불가토큰, Non-fungible Token) 게임은 하나의 돌파구처럼 보인다. 너도나도 NFT게임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내고 있다.


유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NFT게임이 P2E(play to earn)로 불리지만 100% 인정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게임하면서도 돈을 벌어야 하는가”라는 부정적인 세력도 만만치 않은 규모를 차지한다.

물론 이 생각은 다소 잘못된 측면이 있다. P2E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부수적으로 수입이 따르는 것이지 돈을 벌고 부수적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존하는 게임들이 ‘주객전도’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완성 게임에서 미완성 게임으로 퇴보

게임 유저들은 신작이 출시될 때, 더 높은 완성도와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패키지 게임까지 DLC(다운로드 가능한 콘텐츠, Downloadable content) 장사를 통해 게임을 쪼개서 판매한다.

게임이 발매된 이후 ‘다운로드’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추가 콘텐츠인 DLC는 차치하더라도 본게임조차 완성도가 떨어진다. 온라인 인프라가 워낙 잘 돼 있는 탓일까. 패치에 패치를 거듭하면서 각종 시스템을 개선하고 버그들을 잡기 시작한다.

과거로부터 게임사들의 수익구조 변화를 파악해보면 더 가관이다. 초기 글로벌 게임 시장 주도권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닌 하드웨어 기업에 있었다.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출시한 게임은 세상에 빛을 보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이를 만만히 여기다 발생한 사건이 바로 ‘아타리 쇼크’(1983년)다. 한때 미국 게임시장을 장악했지만 질 낮은 게임을 쏟아내다 침몰한 것이 ‘아타리 쇼크’였기 때문이다.

이후 하드웨어 게임사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엄정한 잣대를 가하기 시작했고 비디오게임 퀄리티는 점점 높아져갔다. 그러나 온라인 활성화에 따른 PC보급 확대, 하드웨어 기업들의 서드파티를 잡기 위한 경쟁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몸값을 높이기 시작했다.

2009년을 전후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게임산업은 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문제는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 내 충분한 콘텐츠를 갖출 만한 시나리오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극명히 나타내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내 자동사냥 도입이다. 1990년 후반 ‘리니지’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당시 ‘오토마우스’는 엔씨소프트의 골칫거리였다. 오토마우스는 불법이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의 자동사냥과 같은 시스템이다. 오토마우스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추게 되면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선 불편한 존재다.

엔씨소프트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사들이 자동사냥을 도입했고 최종 콘텐츠로는 PVP 등 타인과 경쟁을 강조한다. 엄밀히 말하면 PVP시스템은 여러 게임 내 콘텐츠 중에서도 게임사 역량이 가장 덜 들어가게 된다. 경쟁은 ‘P2W’(pay to win)을 부추겼고 게임 산업 규모를 확대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됐다. 개인간 아이템 거래는 불법이니 게임사가 직접 거래를 중개할 수 있도록 만든 격이다. 그것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게임성, 잃어버린 20년을 만회하는 길은?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게임이 아닌 과금구조가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 시장에서 더욱 심하다.

해외 유수 게임사들은 과거 ‘명작’을 기반으로 리부트, 리메이크를 진행하면서 개선된 시스템과 진화된 그래픽을 보여주기라도 한다. 그러나 국내서는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마저도 명맥이 끊긴 상황이다.

NFT게임, P2E게임에 대한 곱지 않는 시선은 여기서 출발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사들이 게임 내에서 뿐만 아니라 게임 외에서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셈이다. 오토마우스, 아이템거래 등 불법에 대해 스스로 태도를 바꿨으니 말이다.

따라서 게임사들은 현재의 변화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게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자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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