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서치톡] 넥슨 5% 지분인수…‘오일머니’가 게임사 선택하는 법


  • 본 글은 2월 8일 한경닷컴 게임톡에 제공됐습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넥슨재팬 지분 5%를 약 1조원에 매입했다.  

올해 ‘GTA’로 유명한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의 모바일 게임사 징가 인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소니의 번지 인수 등 연달아 ‘빅딜’ 소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다. 

물론 PIF의 넥슨재팬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 목적이기 때문에 인수합병(M&A)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이 소식은 한국 게임시장을 들썩이기 충분했다. 코로나19 이후 상승 모멘텀을 탄 게임주들은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소식과 함께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탓이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주들은 ‘오일머니(산유국이 원유를 팔아 벌어들인 외화)’ 유입 소식에 반등할 수 있을까?

PIF는 넥슨 지분 매입과 동시에 일본 게임사 캡콤 지분(5%)도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보유 중인 액티비전블리자드 지분이 MS에 높은 가격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펀드 자금회수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새 투자처로 한국과 일본 게임사 중 각각 넥슨과 캡콤을 선택한 셈이다. PIF는 2020년 SNK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게임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여타 게임주들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PIF가 선택한 게임사 특징을 보면 낙관론만 펼치기 어렵다.

PIF가 보유한 게임사들은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 액티비전블리자드, 일렉트로닉 아츠(EA), SNK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는 지적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e스포츠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게임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PIF가 전 세계 각국에서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ESL게이밍을 인수한 만큼 연관성은 충분하다.


왜 넥슨을 선택했을까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PIF의 넥슨 인수 이유는 더욱 뚜렷해진다. 넥슨 대표 게임인 ‘카트라이더’와 ‘서든어택’은 e스포츠 시장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는 캐주얼 게임이 아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꼽힌다.

넥슨 파이프라인. 출처: 넥슨 IR자료

넥슨이 가진 이러한 강점은 소위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라 불리는 한국 게임업계  강자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이다. 물론 여타 게임사들도 자사 게임의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구도의 게임 방식) 시스템을 이용해 e스포츠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3N을 바짝 뒤쫓고 있는 크래프톤과 펄어비스는 어떨까? 두 게임사의 최약점은 파이프라인  부족이다. 두 게임사 모두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자랑하지만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게임은 근본적으로 e스포츠와 거리가 멀고 크래프톤 게임은 e스포츠에는 적합하나 투자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가 현저히 적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PIF는 게임성은 물론 장르의 다양성까지 충족시키는 게임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이 현재 시장에서 먹히는 배경에는 클라우드 게임이 있다.

클라우드 게임 산업의 핵심은 디바이스 문제로 접근이 제한됐던 유저들이 보다 쉽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취향을 가진 게이머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가지 게임이나 장르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넥슨이 다양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은 업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그 결과가 실적 측면 모두 성공하진 못했지만 우수한 IP를 확보하고 굳히는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게임 산업에 빅테크들이 속속 합류하는데 이어 오일머니까지 등장했다. 글로벌 게임 통폐합과  판도 변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 막을 올린 상황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PIF가 넥슨을 선택한 이유를 다시 한번 제대로 곱씹어 보고 또 다른 답을 찾아내야 한다.

P2E(play to earn), NFT(대체불가능토큰) 성공도 강력한 IP가 선제 조건이다.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글로벌 IP로 내세울 만한 게임이 한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은 씁쓸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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