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워렌 버핏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3월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험사 엘러게이니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어요. 엘러게이니는 손해보험, 상해보험, 재보험 등 보험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철도, 에너지, 유틸리티 등 비보험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요. 엘러게이니 사업구조를 보면 버크셔해서웨이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버크셔해서웨이를 투자회사라고 알고 계실거에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히는 보험사이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보험을 주력으로 하는 지주사로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위 표는 2021년 버크셔해서웨이 사업보고서에 담긴 내용으로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에요. 우리에게도 익숙한 많은 기업들을 확인할 수 있네요. 그런데 보험업이 주력이라면서 정작 보험사는 명단에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버크셔해서웨이 사업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이는 지난 2010년 워렌 버핏이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보다 명확히 알려졌어요. 사실 이전에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버핏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시 주주 서한에서 버핏은 ‘플롯’(Float)이라는 단어를 언급합니다.(이후에는 주주 서한에 자주 등장합니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보험사고 등이 발생하거나 만기도래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요. 이 두 기간 시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요. 따라서 플롯이란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플롯이 예기치 않은 보험사고 발생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버핏은 이러한 사고 발생 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과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어요.

실제로 버크셔해서웨이는 자금조달 등에서 단 한 번도 문제가 없었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오히려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할 정도였죠. 버핏의 스승으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과 필립 피셔는 버핏에게 자금조달 방안을 알려주지 않았어요. 버핏은 스승들을 통해 투자 철학을 배우고 자신만의 것으로 발전시킨 것은 물론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자금조달 계획까지 세운 것이에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닌가 합니다.


워렌 버핏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버크셔해서웨이 사업구조를 간단히 말하면 보험사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 자금을 적절한 곳에 투자해 수익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버크셔해서웨이가 인수 혹은 투자하는 기업은 자금조달 기업과 투자 대상 기업으로 나눌 수 있어요. 물론 투자를 통해 배당 등이 발생하지만 이분법으로 분리한다면 이러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에요.

엘러게이니에 대해서는 ‘인수’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는 만큼 버크셔해서웨이 입장에서 엘러게이니는 자금조달 기업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을거에요.

위 표는 2021년 버크셔해서웨이 사업부문별 순이익이에요. 보험계약(underwriting)과 보험 투자수익(investment income: 이자, 배당 등)을 합친 값이 전체 순이익에 10%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2020년은 코로나19로 제외)

아래쪽에 보시면 투자 및 파생상품 손익(Investment and derivative gains/losses)이 있는데요. 이 부분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 투자포트폴리오(애플, 액티비전블리자드 등)라고 보시면 돼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보험 비중이 20%를 넘었는데 점점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부정적인 것은 아니고 그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투자 부문이 크게 성장한 탓이에요. 여기서 아마 직감하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투자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버크셔해서웨이 또한 충분한 현금조달처가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하지만 간과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아요. 예를 들어 A기업에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가파르게 주식이 상승해서 1억원이 됐다고 해볼게요. 주가가 더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는 환경에서 소득이 이전과 같다면 대응이 쉽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에요. 자산규모가 커진 탓에 같은 소득 수준으로 추가 투자를 해도 그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일부 자산을 파는 방법 밖에 없고요.

버핏은 이 부분을 상당히 고민하고 엘러게이니를 인수한 것으로 생각돼요. 지금 가진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플롯’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버크셔해서웨이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을 때 자사주를 매입해 왔어요. 그러나 올해는 이전 대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버핏은 더 많은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거에요. 다만 ‘준비’를 하는 것이지 당장 실행에 옮긴다는 뜻은 아니에요. 어쩌면 증시 불확실성을 더욱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수도 있고요.

또 금리 상승 시기에 보험사 인수는 최고의 자금조달처가 될 수 있어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 원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버핏은 지금 인플레이션과 현금흐름(플롯)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한마디로 자금조달과 공급에서 최적의 포지션을 찾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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