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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워런 버핏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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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최근 휴렛팩커드(HP) 지분 11%(42억달러)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지난번 [스페셜 리포트] 워런 버핏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글을 통해 버핏이 투자자산과 현금흐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보험사인 엘러게이니를 인수했다고 분석했는데요. 향후 금리 상승을 고려해 낮은 비용으로 투자 원천을 마련하고 더 큰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빨리 관련 소식이 들릴 것으론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HP 투자에 대한 얘기는 추후에 다루도록 하고요. 이번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섹터인 에너지 부문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지난달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대표 석유가스 기업인 옥시덴탈페트롤리움 지분 14.6%를 확보했죠. 우선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버핏이 투자를 꺼려하는 대상 중 하나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라는 점이에요. 석유가스 사업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버핏이 좋아할만한 투자 대상은 아니에요.

IT기업도 싫어하는데 애플과 HP에 투자를 하기도 했으니 그의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어요. 그런데 IT기업는 버핏이 이해하기 어려워서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일 뿐 설비투자를 요구하는 기업과는 다른 해석이 필요합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 사업은 정확히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가 담당하고 있어요. 물론 버크셔해서웨이가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한 몸이긴 합니다.

에너지 하면 석탄, 석유, 가스, 신재생 등을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에 대한 개념은 생산부터 유통, 운송(BNSF 계열 담당, 석탄 운송 등)까지 모두를 고려하고 있어요.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 산하에는 파이프라인그룹이 있는데요. 여기는 천연가스 부문을 집중적으로 담당합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천연가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20년 7월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죠. 그리고 이 시기는 친환경에너지 등 에너지 대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었어요. 2차전지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가 본격 확대된 시기이기도 하고요.

갑자기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대거 늘린다해도 기존 전력 수요를 충당하긴 어려워요. 에너지 기반이 바뀌는 시점은 일종의 징검다리가 필요한데 그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천연가스에요. 이후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고 버핏의 혜안은 또 다시 적중했어요.

한편, 버크셔해서웨이가 천연가스 사업에 투자를 하기 전 돈을 빌려준 곳(100억달러)이 있었어요. 바로 옥시덴탈페트롤리움입니다. 정확히는 영구 우선주(매입 평균 41달러)로 1주당 행사가 62.5달러에 최대 800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조건도 붙어 있어요. 연배당은 8%이고요. 당시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이 돈으로 아나다코를 인수해 경쟁자인 쉐브론을 제치고 미국 내 최대 셰일 유전지대인 텍사스주 파미안 분지 지역 채굴권을 확보하게 돼요.

사실 버핏이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시기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셰일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한 때였어요. 앞서 버핏이 장치산업을 꺼린다고 얘기했는데요. 실제로는 미국이 그 동안 에너지 주도권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에요. 예를 들면 중동 기업과 우리나라 기업이 석유기업을 세우고 마진을 남기는 과정과 그 차이를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시장가치 기준 상위 15위 안에는 쉐브론이 있어요. 에너지 섹터 중에서는 유일합니다. 그런데 에너지그룹이 따로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크지 않죠. 실제로 전체 버크셔해서웨이 사업 중에서 에너지 부문은 작은 규모에 속하고요.

셰일에너지 혁명으로 미국이 에너지 주도권을 점차적으로 가져오면서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 투자도 확대됐어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하고 있는 쉐브론의 경쟁사(옥시덴탈페트롤리움)에 돈을 빌려준 의문은 여기서 다소 풀리게 됩니다.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에 버크셔해서웨이가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생기겠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옥시덴탈페트롤리움 지분 얘기로 다시 돌아가볼게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옥시덴탈패트롤리움 지분은 2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요. 행사가 62.5달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단연 버핏은 행사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계산해보면 연 배당 8%를 고려했을 때 매년 주당 5달러가 하락해도 손실은 없는 셈이죠. 버크셔해서웨이가 2년간 배당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행사가에서 약 10달러가 하락해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에요.

행사가를 적정가 혹은 일부 할인된 가격으로 판단했다면 ‘안전마진’ 원칙에 따라 약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서는 버핏이 오히려 직접 매입에 큰 매력을 느꼈을 수 있어요.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의 주가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당 20~30달러 대에 머물렀으니 조건은 충분했다고 보여요.

그렇다면 이러한 배경 때문에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을 선택했을까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미국이 할 수 있는 액션은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유럽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해 그에 상응하는 부를 축적하는 것이죠. 다만, 셰일 에너지 개발은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기대치는 크지 않는 상황이에요.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역사로부터 기인했지만 그 성장 중심지가 북해 유전입니다. 유럽과 밀접하죠. 버핏은 단순히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베팅을 하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버핏 입으로 직접 그 이유를 언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단순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버핏의 특징을 보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 투자는 미국의 더 강력한 에너지 자립을 전제에 둔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버크셔해서웨이 기업정보 확인

경제지표 확인: natural 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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