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핏의 버크셔, HP 주식 추가매수로 지분 11.4%로 확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휴렛팩커드(HP)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어요. 이후 추가 매입을 통해 총 11.4%를 확보하고 있어요. 시장에서 나오는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HP 주가가 금리인상으로 많이 하락했고 당시 PER은 6.4배 수준으로 상당히 저평가돼 있었다.
- 양호한 실적을 기반으로 한 배당정책,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다.
그런데 소위 ‘한물 갔다’는 수식어가 달리는 HP를 버핏이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로 샀을까요? 향후 HP 수익성이 축소된다면 주가는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도 있고 주주환원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요. 따라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야 현재 가격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죠.

지난해 글로벌 PC/노트북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는 레노버로 24.1%를 차지하고 있어요. 2위는 HP로 21.7%를 기록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 두 기업의 증가율은 3~5위에 랭크된 델, 애플, 에이서 대비 낮은 수준이에요.

투자자에게 기업 성장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주가가 아닌 사업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버핏에게는 더욱 그렇죠.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기업의 주가가 1만원이고 배당은 10%를 한다고 해보죠. 이 기업이 꾸준히 성장해서 10년 후 주가가 10만원이 됐다고 하면 배당금(배당률 10% 유지 가정)은 1만원이 될 거에요. 이 때부터는 배당으로만 매년 투자 원금 수준을 확보하게 됩니다.
반대로 기업이 성장을 못해서 주가도 하락하고 배당도 줄어들면 투자 원금 회수는 묘연해지죠. 버핏은 매력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싼 가격에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장기투자전략을 추구해요.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버핏의 말은 해당 기업이 지금부터 아주 먼 미래까지 벌어들일 수익 대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이 수익은 매년 적어도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요.
버크셔해서웨이의 HP 인수에 대해 시장이 내놓은 분석을 틀리다고 할 수 없지만 너무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버핏의 판단이 틀린 경우도 많아요. 가장 최근 대표적인 사례라 한다면 IBM 투자죠. 물론 IBM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애플을 사서 큰 수익을 보긴 했습니다.
사이버보안과 게임
HP에 대한 버핏의 판단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미래’만이 알고 있어요. 따라서 버핏의 판단이 옳다는 가정하에(정확히는 토드 콤스 혹은 테드 웨슬러의 판단일 가능성이 높아요) 버크셔해서웨이가 HP 주식을 매입한 배경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버핏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을 선호해요. 벌써 의문이 생기는데요. 왜 레노버는 선택되지 않았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보안 문제가 가장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에요. 레노버는 중국기업이에요. 과거 레노버는 보안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미국과 중국은 정보보안 문제로 신경전이 확대되기 시작했어요.

반면, HP는 보안 강화를 제1원칙으로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접근헤 왔어요. 현재 HP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단계부터 보안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죠. 사실 완벽한 보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해킹은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프로그램 설계구조만 충분히 알고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업데이트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런데 HP는 하드웨어부터 해킹 문제에 접근하니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할 수밖에 없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접촉이 많아지면서 IT기기나 네트워크 보안은 더욱 중요해졌는데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킹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어려우니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한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어요.

사이버보안과 함께 HP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도 포인트라 할 수 있는데요. HP가 제시하는 향후 성장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게이밍(gaming)이에요. HP는 OMEN Gaming Hub(OGH) 소프트웨어를 통해 PC나 노트북이 최적 환경에서 게임을 구동할 있도록 하고 있어요. 특히 온라인게임이 대세인 만큼 네트워크도 중요한데요. 이 역시 OGH의 네트워크 부스터 기능을 통해 네트워크 장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버크셔해서웨이도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 지분을 갖고 있으니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죠.
최근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와 HP 투자를 생각해보면 버핏은 국제 정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쉽게 말해 미국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버핏이 직접적으로 투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니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추정입니다. 진지하게 생각하진 마시고 “이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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