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글은 5월 3일 한경닷컴 게임톡에 제공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인수한다. 우리나라 돈 55조원 규모로 개인이 주도하는 인수합병(M&A) 역사상 최고 금액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지만 그가 신(新)언론 재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트위터는 언론이 아니다. 정확히는 언론이 내놓는 기사의 유통채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왜 ‘언론’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까? 머스크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면 ‘Free speech’(언론의 자유)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문구는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인 과거 일반인들이 개인 의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의지로 말 그대로 ‘자유로운 발언’을 뜻한다.

언론은 정치적 자유, 즉 지배권력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출발했지만 민주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조차도 그간 각종 언론 통제로 숱한 논란을 낳았다. 그런데 이 ‘Free speech’ 발언에 즉각 반응한 곳이 바로 미국 주류 언론이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Free speech’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안은 현재 미국 내에서 좌우 이념이 충돌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언론은 객관이 아닌 주관으로 출발했다
우리는 언론이 ‘객관’을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의 주관적 생각이 반영돼서는 안 되고 사실 그대로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창기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면서도 그 중심에는 주장을 두고 있었다. 언론이 지배권력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한 만큼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미국 사상 최초로 객관성을 추구한 신문사인 ‘뉴욕헤럴드’ (New York Herald)는 ‘뉴욕선’ (New York Sun)을 모방해 출범했다. 하지만 뉴욕헤럴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객관성을 차별화로 뒀다는 점이 다르다.
반면, 뉴욕선은 지금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극적이면서도 소위 말하는 가짜뉴스를 생산했다. 추후에 거짓임이 들통났지만 오히려 발행부수가 늘어나는 등 예상과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가짜뉴스도 소화되는 시장에서 뉴욕헤럴드가 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름 아닌 객관성이었다. 또 당시 전신(電信)이 등장해 속보가 가능해지면서 일명 ‘페니 신문’(1센트=1페니)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주관적 기사’는 마치 유물처럼 과거 역사속으로 점점 사라지게 된 것이다.
부활한 전기차와 언론의 본질
많은 사람들이 머스크가 테슬라를 인수해 언론을 통제하거나 테슬라와 연계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조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전망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근본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발명됐고 실제로 1900년을 전후로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택시가 운행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유전이 발견되고 휘발류 가격이 하락해 채산성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밀리게 됐다.

현재는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유가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자연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트위터를 새로운 언론 형태라고 가정하면 이 역시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된 과거 유물을 꺼내는 것이다. ‘Free speech’는 누구나 발언하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특정 발언이 설령 거짓이더라도 뉴욕선의 늘어난 발행 부수가 말해주듯이 이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터무니없는 얘기라면 그것은 시장에서 자연스레 도태된다.
이렇게 머스크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전기차를 부활시키고 언론을 그 출발점에 세우기 직전이다. 테슬라와 트위터는 1800년대 전기차와 언론의 본질이 현 시대에서 재해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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