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브리핑] 이창용 한은 총재, ‘빅스텝’ 경계 의미는?


한국은행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9년 한은이 물가안정목표를 연 2.0%로 정한 이후 물가 운영상황을 정기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발표해요.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초 3%대 중반을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후에도 지속 상승해 5%를 상회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어요.

가파른 물가 상승 원인으로는 해외발 공급 충격을 지목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 등을 언급했어요. 공급 충격이 외식물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사회적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면 압력도 한층 높아졌다는 진단입니다. 또 해외발 공급 충격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어요.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수행한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당분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는 계획이에요.

한은은 우리나라 중앙은행으로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입니다. 따라서 물가를 중심으로 한 기준금리 결정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러나 한은이 이전까지 금리 결정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흑자였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다른 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죠. 현재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발 공급 충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있어요.

그런데 이 문제는 한은이 금리를 조절해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서 원화가 강세가 되면 수입 물가가 일부 안정이 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원화 강세는 근본적으로 원화 수요 증가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원화 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무역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증가 등 실물 경제가 살아나야 하죠. 위 차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상수지와 원달러 환율은 반대 양상을 보여요. 그 뒤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고요.

만약 기준금리 상승이 물가는 안정시키지 못하고 소비만 위축시킨다면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진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죠. 따라서 이 총재 발언은 한은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안정에 주력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정책이 바꿀 수 있다는 암시를 한 것으로 보여요. 쉽게 말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수도 있고 그 이상 혹은 그 이하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이 총재가 확실한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소비자물가, 국제 상품 동향, 무역수지, 원달러 환율 등 주요 지표들을 잘 살펴보라고 강조한 것으로 판단돼요. 시장에서는 ‘빅스텝’, ‘자이언스트텝'(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몬스터스텝'(1.0%포인트 인상)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심리적으로 시장을 상당히 위축시킬 수 있고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아마도 이 총재는 이 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고 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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