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지난 8일 사망했습니다. 정치적 이슈로 우리나라에서는 아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일본인들이 그를 지지한다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죠. 다만, 일본 경제를 보면 그가 총리직을 어떻게 장기집권 할 수 있었는지 일부 확인할 수 있어요.

‘아베노믹스’는 ‘아베'(Abe)와 ‘이코노믹스'(economics) 합성어 입니다. 지난 2012년 아베가 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당시 20년 가까이 이어온 디플레이션과 엔고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정책이에요.
아베노믹스를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어요. 목표는 2013년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 3%, 실질 GDP 2% 달성이었는데요. 실제로는 1% 후반을 기록하는데 그쳤죠. 특히 소비여력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성장과 소비’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지 않은 탓이 컸어요.
미완성이자 미흡한 정책이지만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준 것은 분명합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아베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베노믹스’에 대해 일부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향후 일본은 ‘아베노믹스’ 더욱 힘을 실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약해질 공산이 커 보입니다. 아베가 소속됐던 자유민주당이 현 집권당이기 때문에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존재해요. 그러나 ‘아베노믹스’에 ‘아베’라는 이름은 상당히 강한 추진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베노믹스는 ‘세개의 화살’이라는 뜻을 가진 ‘미쓰야'(三矢)로 표현돼요. 금융완화, 재정확대, 민간투자 확대 등 세 가지 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를 성장 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미쓰야’라는 단어는 1965년 당시 방위청 장관이었던 고이즈미 준야(고이즈미 전 총리 아버지)에 대한 일본의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세상에 첫 등장합니다.

미쓰야 계획(미쓰야 연구, 쇼와 38년 통합방위도상연구, 통합막료부 작성) 보고서는 한반도 전쟁 재발시 작전 계획을 담고 있어요. 여기서 미쓰야는 미·일안보조약을 기반으로 한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를 빗대 표현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한편, 미·일안보조약을 개정해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1960년 국회 비준을 강행한 인물이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인데요. 이 사람이 바로 아베 외조부입니다.
아베가 그의 외조부를 지극히 존경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요. 그만큼 아베가 수많은 단어 중에서 왜 ‘미쓰야’를 사용했는지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어떤 상황이 와도 끝까지 밀어붙일 것임을 암시한 셈이죠. 그 누구도 아베보다 더 강하게 아베노믹스를 추진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그간 약세를 보였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엔화가 강세가 된다면 우리나라 수출은 개선될 수 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지난 2010년 이후 낮아지기 시작했어요. 수출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이 기간 동안 엔화는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엔화가 강세로 전환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에요.
다만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화학, 철강, 섬유, 의복 부문은 한일 양국 경합도가 높아졌어요. 엔화 강세 시 해당 섹터들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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