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무인공장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로봇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유일로보틱스 주가는 가격 제한폭인 30%까지 오르는 등 삼성전자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하루였어요.
무인공장은 말 그대로 생산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기계와 로봇으로만 공장을 운영하는 거에요.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구절벽’에 따른 구인난에 대비하려는 목적입니다. 이는 생산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로봇과 관련된 여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로봇의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는 인공지능(AI), AI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빅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클라우드 등이 꼽힙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구직난’이 빠짐없이 거론돼요. 기존 일자리가 없어지면 해당 분야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는 우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발생했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이직 혹은 전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채용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공교롭게도 이날 HR(인적자원) 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15% 넘게 급등했는데요. 원티드랩은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8월 상장했어요.
시장 불안 여파로 상장 이후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불황 여파로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따라서 2분기와 같은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얘기들은 일종의 ‘근시안적’ 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원티드랩 주력 사업은 채용 플랫폼(원티드)이고 채용 시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수료(합격자 연봉의 7%)입니다. 통상 헤드헌터들이 15~20%를 가져가는 것과 비교할 때,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여타 채용 플랫폼은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해당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없앤 것이죠.
반면, 원티드를 통해 기업이 인재를 구하지 못하면 수익이 크지 않은 구조라 할 수 있는데요. 원티드랩은 AI 매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요. 특히 헤드헌터가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구직자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칭 속도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구직자는 합격 시 채용 보상금 50만원을 받아요. 추천인이 있다면 추천인도 50만원을 받게 됩니다. 이는 강력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요인이기도 하죠. 즉 구직, 구인 양쪽 모두 ‘당근’을 제시해 하나의 큰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지난해 원티드랩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배경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는데요. 판관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폭이 매출액 대비 상대적으로 낮고 광고비는 오히려 축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수수료 비용이 크게 늘긴 했지만 이는 외형 성장에 비례하기 때문에 우려할 요인은 아니에요.
원티드랩이 이렇게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진지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으니 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가 진정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만큼 강한 응집력을 갖고 있어 안정성도 충족하게 되고요.
향후에는 더 다양하고 새로운 직업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고요. 채용 시장이 잠시 주춤해질 수는 있지만 대세 흐름은 멈추지 않아요. 지난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구직 전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드인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강자인 MS가 ‘비즈니스’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한 셈이죠. 원티드랩도 ‘비즈니스 관계’를 어떻게 더욱 공고히 할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채용 시장 불황은 지나가기 마련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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