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한화임팩트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정확히는 고려아연이 한화임팩트의 미국 투자 자회사 ‘한화H2에너지 USA’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요. 규모는 4717억원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기준 현재 발행주식수 대비 5.26%(99만3158주)에 해당돼요.
이번 거래와 함께 양사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협업을 강화할 전망이에요. 고려아연은 유치한 투자자금을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케이잼의 동박 생산설비를 증설한다는 계획입니다.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로 최근 고려아연이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에요.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전자폐기물 전문업체인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기도 했어요.
이전 글을 통해 고려아연은 그간 외형과 자산 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반면, 투자활동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고 언급했는데요. 최근 고려아연이 보여준 움직임은 분명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고려아연은 단순 원자재 관련 기업이 아니에요. 정광업체 특성상 현물가격과 예상 LME(London Metal Exchange) 가격이 서로 상쇄되는 경향이 있어 실질적으로는 상당히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요. 쉽게 말해, 원자재 가격 급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려아연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경우가 드물었어요. 현재는 그 기조가 바뀌고 있는 것이죠. 그만큼 고려아연은 돈을 ‘꾸준히 잘 버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필요하지 않아요. 굳이 투자를 받지 않고 채권을 발행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어 신용등급 자체도 없으니 얼마나 튼튼한지 가늠이 되실 거에요. 그렇다면 고려아연이 투자를 받은 이유가 더 궁금해집니다.

한편,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구 한화케미칼)이 공동으로 지배하고 있어요. 여기서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에요. 즉 한화임팩트 성장은 향후 한화그룹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다시 고려아연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계열사에요. 영풍그룹은 장병희 회장과 최기호 회장이 공동창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어요. 영풍그룹 역시 한화그룹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3세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영풍그룹 전반은 장씨 가문이,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경영을 해왔는데요. 계열분리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우선 현재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는 최윤범 부회장은 경영 3세로 승계 입지를 다져야 합니다. 영풍그룹과 연결고리를 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여타 주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를 위해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어요.
따라서 한화임팩트와 고려아연은 각각 경영3세 승계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두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에서 사업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안정적 승계를 위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특히 한화그룹은 의리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고려아연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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