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에 대한 꽤 흥미로운 기사가 등장했습니다. ‘한지붕 두가족’이 경영하고 있는 영풍그룹에 경영 분리 가능성을 얘기한 것인데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을 떠나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진단이에요.
해당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이 계열 분리를 위해 한화그룹을 우군으로 확보했고 추가 백기사 영입에 적극적이라는 것인데요. 현재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6.04%까지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네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나게 됩니다. 어떤 주체가 자사주 지분을 넘겨 받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현재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주체들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력이 높아요. 한편, 자사주 매각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요.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부회장에 유리한 모습이에요.
단순 수치로만 보면 고려아연은 장형진 회장 우호 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화그룹 유상증자 참여, 자사주 매각, 캐스팅보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등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어요.
과거 지분 확보 경쟁 중심에선 기업들을 보면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실적과는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고려아연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대외 환경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상승을 납득할 수 있는데요. 과거 실적 추이와 비교할 때 최근 주가 상승이 부담되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만약 지금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서막이라면 그 경쟁이 끝날 때까지 주가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을 거에요. 여기서 관심 있게 지켜볼 부문은 바로 최대주주인 영풍의 주가에요. 고려아연 주가 움직임과 비교하면 영풍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하죠. 물론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같은 움직임을 보이다 최근 들어 격차가 커지고 있어요.
최종적으로 최윤범 부회장이 고려아연을 지배하면 장형진 회장 지배력은 약해질 겁니다. 이 때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영풍 기업가치는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고요. 현재 고려아연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뿐인 것 같아요. 특히 전일(8월 29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무려 5% 넘게 급등한 고려아연 주가를 단순히 인플레이션 수혜로 설명하긴 어려워요.
이전에도 고려아연와 한화그룹 동맹에 대한 글을 썼는데요. 계열분리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그 목적은 더욱 분명해지는 모습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으니 유심히 지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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