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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 SK 자사주 매각과 소각 그리고 ‘행동주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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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SK그룹 지주사인 SK(주)는 2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해당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은 특히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어요.

SK 자사주 소각 뉴스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아요. 따라서 자사주 매입은 여타 주주 입장에서 배당이 확대되는 효과(연간 배당총액이 동일하다는 가정)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배당은 이익 수준에 연동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자체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어요. 한편, 자사주 소각은 주식수가 줄어든 만큼 주당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주 환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SK 공시 내용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이채원 의장이 언급한 포합주식이에요. 포합주식이란 합병법인(존속법인: SK)이 합병 전 보유하고 있던 피합병법인(소멸법인: SK C&C, SK머티리얼즈) 주식인데요. 현재 SK(주)가 갖고 있는 자사주가 여기에 해당돼요.

이채원 의장은 SK(주)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24%에 달하는 자사주 처리 방침에 대한 얘기가 없다고 지적했어요. 하지만 포합주식을 소각하면 세금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중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내용들을 우선 라이프자산운용 입장에서 정리해볼게요.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4월 SK(주)에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어요. 앞서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고요. 전형적인 행동주의 펀드 모습입니다.

이채원 의장 발언을 다시 볼게요.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SK(주)가 자사주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그만큼 자사주 소각으로 SK(주)를 압박하면 기존 자사주 소각 외에 다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여요.

이제 SK(주) 입장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실 포합주식 처리는 세금 문제가 따르는 것은 맞지만 소각에 대한 부분은 명쾌하진 않아요. SK(주)도 해당 건에 대해 법무팀이나 외부검토를 진행했을 수 있고요. 확실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면 기존 자사주를 보유하는 판단이 옳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나오는 얘기가 있어요. 바로 ‘자사주의 마법’인데요. 과거 SK(주)는 SK C&C와 합병 전 자사주를 사들였고 합병 후 자사주를 소각했어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 최대주주였지만 SK(주)에 대한 지배력은 현저히 낮았습니다. 이 합병으로 최태원 회장은 SK(주) 지분율이 높아지게 됐어요.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SK(주)와 SK스퀘어 합병 여부에요. 두 기업 합병이 언제 성사될지 알 수 없지만 SK(주)가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합병 이후에 하는 것이 좋겠죠.

그렇다면 SK(주)는 포합주식 문제, 합병 이슈 모두를 고려할 때 우선 자사주를 보유하는 방안이 최선이었을 겁니다.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투자자들의 주주 환원 요구와 이에 대한 기업의 응답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치열한 두뇌 싸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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