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랜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차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코리아 개발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했는데요.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법원 회생 신청을 결정하면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 미상환 사태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PF는 일종의 투자 형태 중 하나에요. 하지만 점차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창구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우발채무’ 이슈로 뉴스에 등장하곤 합니다. 과거에는 분양사업 실패시 시행사와 건설사가 리스크를 온전히 짋어지는 구조였어요. 현재는 각종 신용보강 작업과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책임준공 등) 등이 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완충력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충격은 피할 수 없어요. 단기적으로 문제가 봉합돼도 건설사는 사업 특성상 ‘부채’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거나 자금조달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까진 아니더라도 자금 자체가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통화량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는데요. 주택담보대출 잔액과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정확히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쉽게 말해, 지금 당장 발생하는 문제보다 신용 경색이 지속될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과거 부동산 정책 효과가 왜 다음 정권에서 나타난 것인지 이해되실 겁니다.

또 한 가지 주택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증시에요. 코스피와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유사한 흐름으로 전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당순이익비율(PER)과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PER이 낮을 때, PIR이 높고 PER이 높으면 PIR은 낮은 수준을 보인다는 것인데요. 여러 연구 논문에서는 이에 대해 코스피 주가지수가 장기적으로 주택매매가격에 선행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체효과’가 아닌 ‘부의 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 코스피 PER 지수는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GDP) 비율도 100% 아래로 내려왔고요. 또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인 전세가격도 지난 2020년 이후 급격히 오른 뒤 둔화되고 있어요. 이러한 지표들이 반드시 ‘증시 바닥’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부동산 시장에서 ‘호황’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는 날은 다소 먼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대비 건설사들의 체력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부동산 시장은 정책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하는지도 눈여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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