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주요 인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 붕괴 신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과거에도 Fed는 이러한 신호에 반응했고 통화정책을 선회했어요. 일각에서는 Fed가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이러한 비판은 어쩌면 그들이 ‘희망’하는 목소리일 수 있습니다. Fed는 긴축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감산을 결정했어요.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유지를 위한 싸움이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현 상황의 근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단연 공급망 문제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고요. 결국 현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해요. 우선 전쟁을 멈춰야 하고 글로벌 교역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사실 이 공급망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다음 차트를 보시면 알 수 있어요.

GSCPI(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는 명칭 그대로 물가 압력 수준을 나타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그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지금과 비교하면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죠. 데이터 부재로 확인은 어렵지만 아마도 1차, 2차 세계대전 수준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GSCPI는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고 지난달까지 크게 하락한 모습인데요. 만약 Fed가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참고 지표 중 하나로 GSCPI를 보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고 할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전 수준’은 -1과 +1 사이를 오가는 범위를 말해요. ‘이전 수준’에서도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대략 6개월에서 1년 정도입니다. 이는 Fed 점도표가 암시하고 있는 금리 인상 강도와 유사해요.
하지만 금리가 높은 수준을 한 동안 유지한다면 이 기간은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글로벌 정세 문제로 국내 기업들이 어느 지역에 공장을 짓느냐에 대한 고심이 커지는 가운데 비용도 증가하니까요. 기업 투자 축소는 그 파급 경로를 따라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타격을 입히고 전체 경제가 하강하는 경기 침체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간 Fed 발언을 종합해보면 경기 침체 ‘입구’에서 긴축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정책 기조 변경이 경기 침체를 막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공급망을 확충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이후 갑자기 늘어난 공급망이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물가를 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에요.
사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Fed가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입니다. ‘인플레이션 대응 실기’라는 굴욕에서 벗어나기 위해 데이터 이면을 보지 않고 데이터 그 자체만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이례적인 상황에서 과거 데이터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자체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Fed는 그럴 입장이 못 되는가 봅니다.
딥서치 앱 설치로 딥서치 인사이트는 물론 각종 기업정보, 뉴스, 공시, 특허, 증권사리포트 등을 한 번에 확인하세요. 원하는 주제를 직접 분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딥서치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