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국내 중견건설사 한신공영의 회사채가 연 65% 금리 수준에서 거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인데요. 한신공영 회사채가 사실상 ‘발작’을 일으켰다는 표현이 적절하네요.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과 같은 공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변동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한편,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셨을 거에요. 한신공영 사례를 들어서 보다 쉽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채권 시장은 크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나뉩니다. 주식시장과 크게 다를 건 없어요. 유통시장은 늘 거론되는 코스피, 코스닥과 같은 시장을 말하는 것이고 발행시장은 기업공개(IPO)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채권은 만기가 있어요. 발행사(기업)는 만기에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죠. 만기가 돌아오면 현금으로 돈을 갚거나 재차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을 합니다.
지금과 같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금이 경색되는 국면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요. 그렇다면 기업은 가진 현금을 동원해 상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사업 구조(부채 경영)이기 때문에 차환이 되지 않으면 경영 활동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A 건설사가 회사채 1억원을 만기 1년, 10% 금리로 발행했다고 가정해볼게요. B 투자자는 원금 1억원과 이자 1000만원을 1년 후에 수취하게 됩니다. 채권에 투자하고 6개월의 시간이 흘렀을 때, A 건설사 상환 능력에 의구심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팔아야겠죠.
C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 포함 9000만원만 받겠다는 제안을 하고 C 투자자가 이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계산이 되나요? C 투자자는 6개월 후에 원리금 1억1000만원을 A 건설사로부터 받게 되니까 수익률은 22.2%이고 연 환산 기준으로는 44.4%가 됩니다. 연 수익률 10% 채권이 44%로 급등한 배경에 B 투자자의 채권 할인 판매에 있는 거에요.
한신공영 회사채 금리가 65% 넘는 수준에서 거래됐다는 얘기는 기존에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가 유통시장에서 가히 ‘던졌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데요. 한신공영은 BBB급에 속에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는 불안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한신공영 신용등급이 스플릿(불일치) 상태라는 것인데요. 한국기업평가는 BBB+, 한국신용평가는 BBB0를 각각 부여하고 있습니다. 등급 스플릿은 비우량등급(A급 이하)에서 종종 나타나곤 합니다.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기준이 일부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이러한 ‘불일치’ 흐름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 여부가 중요할 겁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상향 기준으로 영업이익률 5% 이상을 제시하고 있어요.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요건으로 영업이익률 5% 미만과 부채비율 200% 이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섰으니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률이 5%를 넘을 수 있는지 여부겠죠.
올해 2분기 누적 기준 한신공영 영업이익률은 3.4%입니다. 2020년 영업이익률 7%대에서 지난해 3%대로 하락한 이후 마진을 좀처럼 올리지 못하고 있어요. 내년 3월에는 1000억원 규모 채권을 상환해야 합니다. 올해 2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 규모에요. 그런데 단기차입금 2000억원 포함한 유동부채가 총 9400억원 수준이에요.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 다소 난감해질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한신공영 위기를 거론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거래 실수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요. 말 그대로 채권 보유자가 유동화를 위해 급하게 매각했을 가능성도 있어요. 다만 회사채 시장이 너무 냉랭하기 때문에 작은 이슈가 결국 큰 이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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