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대비 7.7% 올랐습니다. CPI 상승률이 7%대를 기록한 것도 놀랍지만 시장 예상치인 7.9%도 하회했습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CPI도 예상 대비 낮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상승률 공포가 누그러지는 모습입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시작부터 강세를 달리기 시작했는데요. 가파른 물가상승률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만큼 시장은 크게 환호하는 모습입니다. 시장 공포와 피로감은 분명 어느 정도 되돌림을 주기 마련입니다. 특히 낙폭이 컸던 종목들 위주로 반등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CPI가 재차 반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경계심을 낮춰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간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인데요. 이제부터 어떤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른 근본 원인은 공급망과 유가입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는지 여부를 우선 살펴봐야 합니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동향을 직접 확인하시면 돼요. 그렇다면 공급망 문제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여러 방법들이 있긴 하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유럽 경제를 보는 겁니다. 유럽은 교역 부문에서 세계 중심에 있기 때문인데요.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입니다.
유럽 물가 혹은 국내총생산(GDP) 등을 보면서 유럽 경제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지표는 다름 아닌 유로화 환율입니다. 유로화는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 중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통화 방향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역할(달러 제외)을 합니다. 유럽 경제가 회복된다면 당연히 교역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유로화 수요가 늘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유로화 가치가 ‘유로-달러 패리티 공포’에서 벗어나게 되면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환율 시장이나 증시에 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또 금리 수준 확인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대인플레이션(BEI)을 낮추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BEI는 국채 금리에서 물가연동채권(TIPS) 금리를 차감한 값이에요. ‘실질 금리’ 대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Fed가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BEI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Fed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BEI는 그 구조상 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유가 수준과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BEI는 금리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국채,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금리 수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때, 각종 금리 스프레드를 동시에 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러나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기업과 투자자 모두 경계심을 쉽게 풀기 어렵습니다. 과거 장단기 금리스프레드가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후 1~2년 뒤에 위기가 발생한 이유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경기가 회복되는 동안 비즈니스 모델이 망가지거나 이미 체력이 다한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CPI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이를 무작정 낙관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최소 앞서 언급한 지표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상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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