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되고 예상치도 하회한 것으로 발표된 탓인데요. 이 와중에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로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분위기를 따라 테슬라 주가도 올랐지만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머스크의 자금 조달 경로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주식을 매도해 인수 대금을 마련했는데 지금 트위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에요. 광고주들이 떠나고 있고 머스크는 자신의 입으로 ‘트위터 파산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추후 머스크가 트위터에 더 많은 돈을 투입, 그 재원이 ‘또’ 테슬라 주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다면 아주 원론적인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걸까요? “트위터는 머스크의 ‘확성기’가 될 것이다”, “트위터는 정보의 보고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 등이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인데요. 트위터와 같이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는 곳을 단순히 ‘확성기’나 ‘인공지능’ 개선을 위해 인수한다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에요.
여기서 잠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을 살펴볼게요. “머스크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다른 나라와 협력, 기술적 관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인데요. 바이든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트위터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현재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주체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있어요. 무려 2대 주주(킹덤홀딩스를 통해 트위터 지분 보유)입니다. 사우디 왕족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전부 설명하긴 어렵고요. 간단히 얘기하면 빈 탈랄은 요즘 국내 뉴스에 ‘네옴시티’ 이슈로 자주 등장하는 빈 살만 왕세자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권력 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것 같았던 빈 탈랄은 어느 새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어요.
빈 살만과 빈 탈랄이 사이가 좋아진 것인지, 좋아진 척 하는 것인지 그것은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바이든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이죠. 특히 빈 살만은 트럼프 가족과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최고 우방국으로 꼽히는데요. 21세기 들어서 두 국가 간 관계가 상당히 악화된 시기가 있습니다. 미국이 셰일에너지 개발을 본격화한 2012년 이후, 그리고 현재입니다.
이 두 시기의 공통점은 미국 집권당이 민주당이었다는 겁니다. 반면, 트럼프 집권(공화당) 시기에 사우디는 오히려 우호적인 관계를 보이기도 했어요. 어디까지나 의혹이고 추정이지만 머스크가 왜 공화당을 지지하고 나섰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 머스크는 줄 곧 트위터를 ‘Free Speech’를 강조하면서 ‘언론’이라고 표현했어요. 언론은 정치적 자유에서 출발했습니다. 역으로 보면 정치와 뗄 수 없는 것이 언론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딥서치 마인맵을 통해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디샌티스’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디샌티스는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데 머스크는 트럼프가 아닌 디샌티스를 지지하고 있어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트위터가 언론이고 그 언론에 대한 통제권을 사우디가 일부(지분투자) 가져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흔히 이런 말들을 합니다. “미래의 석유는 데이터다”. 중동 국가들을 미국이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석유 때문인데요. 트위터가 미래 언론이자 유전 중 하나라면 그 최대주주가 되는 주체는 엄청난 권력을 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도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굳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이유가 있을까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얘기들은 어디까지나 의혹이고 추정이니 그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됩니다. 현실적으로는 바이든이 어떻게 머스크를 상대할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마침 우리나라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어요. 바이든은 한국 기업의 자동차, 배터리 분야가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행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는데요.
만약 바이든이 머스크에 큰 타격을 주고 싶다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테슬라를 제외한 미국은 물론 해외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됩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레임덕이라고 하지만 아직 임기가 2년이나 남았습니다. 전기차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꾸기에 충분한 기간이죠.
우리나라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들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고 관련주들도 증시가 어려운 시기에 선방했습니다. 바이든과 머스크의 관계가 나빠질수록 최소 2년(바이든 남은 임기)은 국내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오히려 크게 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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