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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 쿠팡 ‘흑자’가 몰고 올 후폭풍(?)


쿠팡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예측하지 못했으니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불릴만 합니다. 쿠팡은 흑자 전환 배경으로 물류 효율화, 신선식품 재고손실 축소 등을 지목했는데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수급을 예측한 결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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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대한 부분은 이전부터 쿠팡이 줄 곧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던 부분이기 때문에 먼저 순수하게 물류 효율화 부분에서만 얘기해 보도록 할게요.

우선 유통은 크게 공산품과 신선식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산품은 일정 수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투자 대비 이익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반면 신선식품은 대량 물류 체계로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선 일반 물류 센터 대비 보관 비용이 많이 듭니다. 대표적으로 콜드체인은 면적당 일반 물류 센터 대비 약 3배 정도 비용이 발생해요. 당연히 마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겠죠.

또 신선식품은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는 수준으로 공급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말 그대로 폐기를 해야 해요. ‘이월 상품’ 등으로 싸게 판매할 수도 없는 겁니다. 특히 ‘저녁 이후부터 자정’이라는 주문 시간 제한(새벽배송 때문)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에요.

현재 유통업계에서 신선식품 폐기율이 가장 낮은 곳은 마켓컬리(1%)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마켓컬리는 적자 폭이 늘어나고 있어요. ‘적자’는 여러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 결과이기 때문에 신선식품 폐기율 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신선식품 폐기율이 낮아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죠.

다시 쿠팡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쿠팡은 신선식품 재고손실(쿠팡과 마켓컬리 유통구조가 다른 점 참조)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이유로 ‘기술’을 언급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쿠팡은 그 동안 엄청난 신선식품 재고손실이 발생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신선식품 재고 손실이 지난해 대비 50% 줄었다”고 말했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기술로 극복했다는 것인데 당연히 이 ‘기술’에는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에 각 상품을 적절히 배치한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에요. 온라인 유통 업계가 늘 강조했던 것이 기술을 활용한 상품 배치와 수요 예측이니까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은 물류 센터인데 쿠팡 물류 센터가 전국에 촘촘하게 깔려져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이한 것은 쿠팡은 콜드체인을 구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만큼 물류 관련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겠죠. 물론 쿠팡 투자 규모가 ‘작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출처: 쿠팡 IR

콜드체인 없이 촘촘한 물류 센터만으로 신선식품 유통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은 다시 기술에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쿠팡은 대규모 물류와 기술로 유통체계를 바꿨다는 아주 ‘진부한’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요. 하지만 콜드체인 없이 달성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타 경쟁사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어? 뭐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거에요. 최악의 경우 경영 전략을 바꿔야 하는 입장에 처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가장 먼저 누가 피해를 볼까요? 우선 유통 업체가 아닌 CJ대한통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택배 기준 물류 거점하면 우리나라에서 CJ대한통운이 1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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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팡에서 주문을 하면(비슷한 시간대인 경우) 묶음으로 배송이 오는 것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물류 효율성을 말할 필요가 없고 이 자체가 ‘쿠팡맨’이 이전보다 작은 규모 지역에서 많은 배송을 한다는 얘기가 돼요. 이와 유사한 경험을 불과 몇 년 전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했습니다. 택배 시장 파이에 쿠팡이 들어온 것이고 그 타격을 CJ대한통운이 높은 점유율 만큼 받고 있는 셈이죠.

그 다음은 유통 경쟁사(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이마트, 롯데쇼핑 등)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콜드체인이 없이 신선식품 배송이 가능한 체계는 국내 환경에서 적절했기 때문에 판도가 완전히 뒤바뀐다고 단언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쿠팡 흑자전환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지켜봐야 하고요.

지금은 쿠팡 흑자에 대해 낙관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명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경쟁사들이 이후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여부가 쿠팡의 진짜 컨디션을 가늠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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