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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서치 인사이트][이슈 브리핑] 누구도 제대로 설명 못하는 일본 엔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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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1200원대로 진입했습니다. 가장 큰 이벤트는 일본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 금리 변동폭을 기존 ±0.25%포인트에서 ±0.5%로 확대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장기물 금리가 기존 대비 0.25% 높은 수준(상한)에서 국채 매입에 나서는 건데요. 일본은행은 국채를 매입하면서 금리 상승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사실상 금리 인상’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일본 금리 관련 뉴스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2020년 10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지난 9월에는 전고점(2019년 3월)을 돌파했습니다. 스프레드 확대는 미국 금리인상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일본의 인위적인 금리인하 압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일 금리 스프레드

미일 스프레드 얘기가 나오면 늘 등장하는 단어가 ‘엔캐리 트레이드’입니다. 엔화를 빌려 달러를 사고(엔화 매도) 미국채를 매입해 이를 담보로 다시 엔화를 빌리는 것인데요. 양국간 금리차가 커질수록 엔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일어나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를 유도한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그런데 엔캐리 트레이드로 엔화 방향을 논하는 것은 출발부터가 틀렸습니다. ‘엔화 약세가 유지될 것'(일본이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근거를 먼저 거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기존 반대 방향(청산)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유지될 것’이란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전자를 먼저 거론하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강력히 밀어붙였던 ‘아베노믹스’에 있고 경제적 문제보다는 정치적으로 출발한 산물(아래 글 참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화를 정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플라자 합의’ 후 엔화 강세, ‘역플라자 합의’ 후 엔화 약세만큼 그 성격을 잘 드러내는 일도 없을 겁니다.

한편, 일본은 부채가 많은데 엔화는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모순도 경제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이쯤 되면 일본은 부채 대부분이 엔화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과 소비가 위축되는 나라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능한 정확한 원인을 꼽으라면 입을 열지 못합니다. 즉, 엔캐리 트레이드는 현재를 설명하는데 그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미래를 예측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일본 중앙은행 총자산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그렇다면 아베노믹스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추진이 가능했던 것일까요? 당시 미국은 양적완화(QE)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기였습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자국 통화 강세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나라들에게 경고장을 날리던 미국이 정작 ‘엔화 약세’를 전면에 내걸은 일본에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얘기가 나오고 있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은 일본은 물론 한반도 역사와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일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반격을 공식화한 것은 미일안보조약이 일본에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줍니다. 일본 정치 역사에서도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죠.

‘아베노믹스=엔화 약세’로 표현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엔화 초강세를 억누른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아베 전 총리의 강한 정치적, 경제적 드라이브가 엔화 신뢰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막고 있었던 셈이죠. 우연의 일치 혹은 미국 금리의 가파른 상승 탓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 뒤 엔화 가치는 급격히 하락합니다.

미일안보조약 관련 뉴스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늘 달러 강세와 약세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지만 그 ‘균형’이 위태로운 수준입니다. 일본이나 유럽 등 달러 인덱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화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본은 추가 엔화 약세가 수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엔화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베노믹스 추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공조가 있었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도 또 다른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겁니다.

내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안보 관련 개정 논의를 위해 만납니다. 그 결과에 따라 엔화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그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엔화 강세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하는 태세 전환도 아직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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