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 매매 플랫폼 케이카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주주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는 사모펀드(한앤컴퍼니)인 만큼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었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이유는 없습니다. 누가 케이카를 인수할지 여부가 중요하겠죠.
중고차 시장은 코로나 이후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전까지 역대급 호황이었습니다. 공급망 문제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가격도 오르면서 일명 ‘차테크’ 등이 중고차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이례적 현상을 보여줬어요.
금리가 오르자 신차 계약 취소에 이어 중고차 시장 거래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거래가 늘어나려면 금리가 하락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도 케이카를 인수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거대한 중고차 시장을 포기하기 보단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체가 인수할 겁니다.
케이카가 영위하고 있는 중고차 매매업과 렌탈업은 사실 금융업에 가깝습니다. 차를 구매하거나 빌리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이 핵심이죠. 그만큼 저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해야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케이카는 자회사로 지난 2018년 설립한 케이카캐피탈을 두고 있습니다. 중고차 매매업 특성상 마진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할부상품을 같이 팔아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죠.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케이카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었고요.
케이카캐피탈은 신용등급이 없고 SPC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러한 구조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케이카캐피탈은 국내 중고차 캐피탈 상품을 제공하는 곳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들 입장에선 케이카 플랫폼을 통한 구매력이 떨어지는 셈이죠.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조달금리가 부담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인수 주체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자금조달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죠. 그래서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이 거론되는데 두 기업 모두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맞지만 이미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을 갖고 있어요. 또 중고차 시장 진출 이후 국산차만(주로 현대차, 기아) 거래하게 됩니다. 굳이 타 플랫폼을 인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롯데그룹은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이 있긴 한데 과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롯데캐피탈 입지가 다소 모호해졌고요. 그룹 전체 신용등급이 흔들리는 가운데 케이카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100%’ 확실치 않다면 상당한 모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가능성이 높은 곳은(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뿐입니다) KB캐피탈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국내 캐피탈사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고차 플랫폼인 ‘KB차차차’도 보유하고 있죠.
과거 KB차차차는 쌍용차 매물을 주력으로 했는데 쌍용차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해외 중고차 브랜드로 폭을 넓혔어요. 요즘 쌍용차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케이카를 인수한다면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죠.
국내 자동차 캐피탈 1위는 현대캐피탈이고 2위가 KB캐피탈입니다. 케이카캐피탈이 설립됐을 당시 1위는 어려워도 2위를 위협할 수 있는 3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상황이 빨리 악화될지는 몰랐지만요. 정확한 규모는 추산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KB캐피탈이 케이카를 인수할 경우 1위 자리도 넘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KB캐피탈와 케이카 모두 K로 시작하니까! 왠지 어울리는…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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