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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서치 인사이트][이슈 포커스] SK온, 수율 vs 자금…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배터리 업계에 가장 큰 이슈는 SK온과 포드의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입니다. 그런데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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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보도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크게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과 배터리 수율 문제가 꼽힙니다. 현재 시장 전반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배터리 분야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성장’이 자금조달 비용을 상쇄하지 못하면 단연 투자자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특히 투자 규모가 클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SK온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 안정적’으로 우량등급에 속하지만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이 이관(연대보증)됐기 때문에 기업 등급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한국투자PE로부터 8000억원을 투자 받고 SK이노베이션이 2조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부채가 아닌 자본형태로 자금을 조달한 이유이기도 하죠.

자금 조달 문제는 분명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상당히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는 이전부터 지적된 사항이자 SK온 수익성이 낮은 근본적 이유에요.

그렇다면 낮은 수율의 근원지는 어디일까요? 배터리 공장은 초기에 수율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 말은 기술을 갖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역할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떄문에도 숙련도 또한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 공장이 세워질 때, 각종 장비들이 들어가는데 소위 말하는 협력 업체들은 수율을 잡는 기간이 길어지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장비 제공 업체들과 직원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주면 되지만 SK온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진 않아 보입니다.

블루오벌SK 발주 관련 뉴스 – 기업 정보가 필요한 순간, 딥서치

한편, 블루오벌SK는 포드와 미국에서 진행하는 합작회사인데 발주 과정에서 유찰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SK온이 제시한 조건에 적합한 기업이 없었다는 뜻인데요. 쉽게 말해, SK온 입장에서는 싸게 발주를 줘야 하는데 장비 제공 업체 입장에서는 이득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얘기만 보면 SK온이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주지하다시피 SK온 실적이 배터리3사 중 가장 뒤쳐집니다. 여유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여기서 다시 반복됩니다. 현재 배터리 수요는 많고 앞으로는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곳곳에 공장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수율 문제가 지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진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 대비 SK이노베이션은 버거울 수밖에 없죠. 수율 문제가 숙련도, 발주와 입찰 등 전체 과정에서 누적돼 발생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자금은 물론이고 시간도 필요합니다.

이는 향후 배터리 기업들이 외형은 성장하지만 전체적으로 마진이 줄어드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사실상 치킨게임이기 때문에 누가 더 마진을 확보하고 있는지, 수율을 높이는 노하우(숙련도, 협력관계 등)를 갖고 있는지 여부가 승패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진교원 SK하이닉스 사장이 SK온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습니다. 바로 ‘수율’을 잡기 위해서 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SK온이 수율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 약 3년 정도가 걸렸는데요. 배터리 업계는 약 3년치 수주를 확보하고 설비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수율 문제로 수주나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격차를 좁히는데 3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삼성SDI는 애초부터 수율에 집중했기 때문에 제외하고요.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시기와 비교하면 시장 환경과 운도 따라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배터리 시장이 예상보다 폭발적으로 장기간(3년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면 SK온의 ‘보릿고개’는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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