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미국 최대 리커머스 기업 포시마크를 인수하고 네이버웹툰 상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인데요. 포시마크와 네이버웹툰의 성장세를 보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그만큼 커머스와 콘텐츠는 네이버가 향후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로 기업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분야 중에서 이 두 영역을 택했을까요?
‘네이버’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난 2002년부터 작년까지 연관, 유사 키워드를 도출해서 연도별로 검토해 봤는데요. 여기서 일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연도별 ‘네이버’ 키워드 관련도 상위 10위 기준)


2000년대 초반에는 커뮤니티와 검색 등 네이버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단어들이 도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2000년 중반에는 UCC, 유튜브 등 동영상 관련 서비스들이 등장합니다. 2010년부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터넷 산업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2010년 후반에서야 모빌리티, 커머스 등 여타 분야 키워드가 보입니다.

우선 네이버의 한 가지 특징을 얘기하면 특정 분야에서 ‘퍼스트무버’는 아니고 ‘패스트 팔로워’ 성격이 강합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식이라 할 수 있죠. 포털이라는 지배적 위치를 통해 인터넷 광고 시장을 장악했지만 그 이후 네이버만의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없었습니다. 물론 광고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요.
네이버가 비즈니스 구조를 일부 바꾼 시점(정확히는 수익구조가 바뀐 시점)은 2017년부터입니다. 그 이전 여러 SNS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진 탓입니다. 커뮤니티와 검색이 사업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에게 SNS는 분명 위협적이었을 겁니다. 주 수익원인 광고에 직결되니까요.
여기서 다시 키워드 동향을 보면 2000년 초반과 2010년 후반 사이 크게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2000년 초반에는 ‘포털’, ‘검색’ 등 주로 사업 관련 키워드가 나오지만 2010년 중후반에는 주로 기업명이 도출됩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하는데요.
이 말은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점차 겹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특화된 사업들이 등장하고 이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네이버와 부딪히게 됐는데요. 특화 어플리케이션(앱)이 중심이 되면 포털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옷을 구매할 때 굳이 네이버에서 검색할 필요가 없고 패션 플랫폼에서 검색하면 되는 것이죠.
네이버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았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 특화 앱으로 광고가 빠져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답은 스스로를 특화 시켜야 합니다. 네이버가 가장 잘하는 검색과 커뮤니티는 브랜드 평판과 상품 구매 여부로 이어지기 때문에 커머스가 0순위로 선택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런데 현 시대 커머스는 콘텐츠 없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어렵습니다. 콘텐츠 자체가 광고 성격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콘텐츠도 시장 경쟁 강도가 상당합니다.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면 그나마 가능성은 있지만 사실 이러한 형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고 있죠.
차별점은 네이버가 C2C를 선택한 부분입니다. 미국에서 B2C는 아마존이 이미 잡고 있고, 검색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으니 ‘틈새’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는 분명 큰 모험을 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C2C에 승부를 거는 것은 현 시점에서 상당한 모험입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분산’으로 대표되는 키워드인 블록체인도 그 흐름을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네이버는 늘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진행합니다. 이번에도 그 신중함이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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