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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서치 인사이트][이슈 포커스] 16년만에 다시 KT&G를 찾아온 행동주의


지난 2006년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 KT&G 지분을 대거 확보해 경영권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1년 만에 15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기면서 국내서는 ‘먹튀’ 대명사가 됩니다.

하지만 칼 아이칸은 늘 당당히 얘기해 왔습니다. 기업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자신의 투자전략이라는 것을요.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돼 버린 ‘지배구조’를 개편한다는 취지입니다.

당시 시장은 아이칸의 행동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KT&G는 보유 지분이 분산돼 있어 지배구조가 우수하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얘기는 ‘지분구조’를 뜻합니다. 반면, 지배구조는 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이사회와 직결됩니다.

현재 안다자산운용과 FCP 두 사모펀드는 KT&G 지분을 각각 1%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기업을 흔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지분구조와 지배구조는 완벽히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지만 두 개념은 명백히 다릅니다. 1% 지분을 갖고 있어도 (기업 성장을 위해)이사회를 재구성 하기 위한 제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점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왜 KT&G는 16년 전과 똑같은 공격을 받았는가’, ‘왜 KT&G는 저평가 돼 있는가’입니다. 현재 행동주의 펀드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여전히’ 리더십이 부재(주인 없는 기업)하고 그 영향이 저평가로 이어진다는 논리에요.

그렇다면 전문경영인을 앞세웠을 때 상황이 달라질까요? 전 세계적으로 흡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공감하실 겁니다. KT&G 주가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투자자가 줄고 있는 것인데요. 그만큼 펀딩 자체가 어렵습니다. 담배 사업 특성상 오버밸류를 받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는 KT&G 뿐만 아니라 필립모리스, 브리티시타바코 등 해외 주요 담배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담배 회사는 기본적으로 내수 산업인데 글로벌 주요 담배 회사 중 KT&G만 유일하게 내수 시장 점유율 50%를 넘습니다.

성장을 위한 답은 글로벌 진출인데 KT&G는 해외 시장도 비교적 잘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내수와 글로벌 시장 동향을 보면 KT&G의 현 문제를 전문경영인 부재 탓으로 돌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

인삼 분야를 분리해 상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분리 상장’은 부정적 인식이 강하지만 담배회사 계열사라는 인식이 더 큰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KT&G 계열사명에서 KT&G 흔적을 찾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죠.

행동주의 펀드들이 우선 인삼 부문 분리 상장만 요구하고 지배구조 등은 언급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물론 이사회를 언급하지 않으면 의견이 관철될 가능성이 낮지만 동시 다발적인 공세를 펼치는 자체가 조급해 보이기도 합니다. 한 해 주총 전에서 다음 해 주총 전까지 활동하는 것도 대부분 비슷하죠.

행동주의 펀드들은 분명 필요한 존재지만 그 조급함이 부정적 이미지를 굳히는 이유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합니다. 진정성을 보여야 기업들이 변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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