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계속 춥네요. 하지만 난방비 때문에 보일러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겁니다. 한국가스공사가 불어나는 미수금 해결을 위해 결국 가스 가격을 인상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요.
한국가스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9조원에 달합니다. 미수금이란 용어 그대로 받지 못한 돈인데요. 통상 외상값으로 표현되는 매출채권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유틸리티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미수금 개념은 또 다릅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원가(LNG 등) 대비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합니다. 일반 기업이라면 ‘영업손실’ 등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만 한국가스공사는 미수금으로 계상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쉽게 말하면 현금흐름은 마이너스가 되는 겁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천연가스 가격 등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가스공사의 실질 현금흐름이 빠르게 악화됐어요. 그만큼 누적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인데요.
원가가 하락하면 가스비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는 차익만큼 미수금 회수 명목(현금흐름 증가)으로 계상됩니다. 따라서 한국가스공사는 외부 요인인 가격 변동을 축소 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하지만 현금흐름은 무한대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없습니다. 분명 탈이 나기 마련인데요. 한국가스공사는 이런 ‘탈’을 막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차환하고, 채권발행한도가 소진되면 한도를 증가시키는 무한 ‘굴레’를 시전해 버텨왔어요.
한국가스공사 신용등급은 트리플A로 최상위 등급이지만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죠. 문제는 유틸리티 기업 특성상 ‘성장’과는 떨어져 있기 때문에 환율, 금리 등 매크로 요인에 오히려 민감하다는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에너지 자원 특성상 지리적, 지정학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는 뜻이에요.
따라서 가장 확실하면서도 강력한 극복 방법은 가격을 인상하는 겁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해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상에서 유지되면 가격 동결로는 미수금 해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해결하지 못한 미수금은 어떤 식으로든 언젠가 돌아오게 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미수금 규모가 더 확대될수록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더욱 증대됩니다.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가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물가 상승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고 금리도 덩달아 급격히 뛸 겁니다. 시장이 더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금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소 등 에너지원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투자도 해야 하고 서민물가도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뛰었으니 부담은 더욱 가중된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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