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합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네요. 소위 말하는 ‘현금 부자’ 삼성전자’가 돈을 빌릴 이유가 없다면서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고요.
차입 세부 내용을 보면 규모는 20조원에 이자율 4.6%입니다. 만기는 2025년 8월 15일로 2년 6개월물 회사채로 보면 됩니다. 현재 국내에서 삼성전자는 신용등급을 갖고 있지 않은데요. 삼성전자 회사채는 국채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AAA 등급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현재 AAA급 3년물 금리는 4%를 약간 하회합니다. AA급 금리와 비교해도 이번 차입이 과도한 이자를 지급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삼성전자는 정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일까요?
회사채 발행은 크게 공모와 사모로 나뉩니다. 공모는 말 그대로 공개, 사모는 비공개 발행인데요. 통상 사모채 발행 금리가 공모채 발행 금리 대비 높습니다. 사모채 발행은 투자자를 제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죠. 이는 금리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이번 삼성전자의 차입은 사모채 발행과 유사합니다. 사모채 발행의 또 다른 특성은 정보 비공개입니다. 기업이 공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자금조달 목적, 사용 계획 등을 세세하게 밝혀야 합니다. 즉 삼성전자가 공모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반도체 투자를 언제, 어디에 얼마의 규모로 할 건지 공개적으로 알려야 하는 것이죠.
이 경우 경쟁업체들에게 투자 전략이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하지만 사모 형태로 발행하면 이러한 정보 공개 위험이 없어지는 이점이 있어요. 따라서 사모 금리에는 정보 비공개에 따른 리스크 비용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과 투자규모를 보면 이번 자금조달은 통상적 수준의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발언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래도 여전히 막대한 현금성자산을 지적하며 차입 목적이 다른데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요. 삼성전자가 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자금들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환율 등 다양한 자금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돈이 아니에요.
요즘 챗GPT 등장에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민감한 시기입니다. 특히 반도체 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삼성전자가 투자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의지가 더욱 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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